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216090718&section=03

(이분이 접때 쓴 WBC 관련 글 봤을때는 아주 빡쳐서 항의 메일도 보내고 했는데... 이번 이호석 논란 글은 아주 속이 다 시원하네요.
 나란 인간이 간사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접때 글과 이번 글 사이에 근본적 차이가 있는 것인지.. 옛날 글 다시 디벼볼 생각입니다.)


이번 이호석 사태. 이곳은 역시 베팍스럽게 별 반응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모양입니다만..
다른 커뮤니티는 아주 난리도 아닌 모양이네요. 옆집도 이 문제로 지금까지 계속 말이 나오고 있고..
본인 미니홈피에 벌써 몇 십 만명이 왔다 갔다하니..(어떤 악플이 달렸을지 안 봐도 뻔하죠)

비난론자들이 말합니다.
"내가 한국 금은동 놓쳐서 그런게 아니다. 그놈이 반칙을 저질러서 이렇게 열 받는 거다"

과연 그럴까요?

전 도저히 그말을 믿을 수가 없네요.
쇼트트랙 세부 규정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쇼트트랙의 반칙-실격과 여타 스포츠의 반칙-실격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여타 스포츠의 경우 반칙이란 '악의적 의도'를 처음부터 가지고 시작하죠.
상대팀 혹은 상대선수에게 일방적 손해를 끼치고 그 반대급부로 나만 이득을 챙기겠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로 친다면 '스핏볼' 정도가 여기 해당하겠네요.

이와 같은 반칙의 경우 결과가 아닌 시도 자체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스핏볼로 스트라익을 잡고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한다 한들, 반칙이 확인된 경우 해당 선수는 비난을 면할 수 없고
부정하게 얻은 승리 또한 박탈당할 수 있죠.

쇼트트랙은 다른 것 같습니다.(아니라면 지적 바랍니다.)
의도 혹은 시도가 아닌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합니다.
이호석 건처럼 최악의 사태가 발생, 두 선수가 엉켜 넘어진다면 원인제공자는 반칙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 실격 처리 되더군요.
만일 충돌 없이 스무스하게 추월했다면? 두 말 할 것 없는 나이스 플레이 아닙니까?
이호석 선수의 '끼어들기'에 악의적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승리를 열망하게 마련이고, 다소 무모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거기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경쟁에 참여한 자로서 당연한 선택이 아닌지.

최악의 상황이 터졌으니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실력 미숙을 탓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호석의 인격을 거론하고 오노 같은 놈(악의적 의도가 분명했던 솔트레이크 때의 그 오노 말이죠)이라 욕하는 것은
잘못지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닌지.

마지막으로 하나 궁금한 것.

이호석이 4위, 오노-성시백이 2,3위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
이호석이 그때와 똑같은 승부스를 던집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하지만 가능성은 분명 있는 인사이드 끼어들기.
물리적으로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이호석과 오노만이 서로 뒤엉켜 둘은 저멀리 나가 떨어집니다.
반면 운좋게 충돌을 피한 성시백은 여유있게 은메달 획득.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우리는 또 다른 '열사'를 칭송해 마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