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누리에 COB~~~~~~~~

지금으로부터 4주 전,

즉 대림절 주간 시작 즈음하여 바흐가 반평생 근무했던 라이프치히 토마스 교회 합창단이 노래하는 바흐의 칸타타를 올렸더랬습니다.

현 토마스 교회 칸토르인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의 지휘 아래 교회력에 따라 총 10장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두번째 장은,

기독교회 축일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 바로 성탄절을 위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성탄 주간-보통 12월 25일 성탄절부터 1월 6일 주현절까지의 2주 정도 되는 기간을 말합니다-은 길기도 하여 이 시기를 위한 바흐의 종교음악도 꽤 많은 편이지요. 바이마르 시절부터 시작하여 라이프치히에서도 거의 매년 꾸준히 새 작품을 만들어 냈는데 대략 늘어놓아 보자면,


성탄절 (12/25) - 칸타타 BWV 63 (바이마르), 마니피카트 BWV 243a(라이프치히, 1723), 칸타타 BWV 91(1724), BWV 110(1725), BWV 191, BWV 197a(1730년대)

Boxing day (12/26) - 칸타타 BWV 40(1723), BWV 121(1724), BWV 57(1725)

성탄절 3일 (12/27) - 칸타타 BWV 64 (1723), BWV 133(1724), BWV 151(1725)

성탄절 후 마지막 일요일 (12/28-12/31) - 칸타타 BWV 122 (1724), BWV 28 (1725)

새해 첫 날 (1/1) - 칸타타 BWV 143(바이마르), BWV 190(1724), BWV 41(1725), BWV 16(1726), BWV 171(1729)

새해 첫 일요일 (1/6 이전) - 칸타타 BWV 153(1724), BWV 58(1726)

주현절 (1/6) - 칸타타 BWV 65(1724), BWV 123 (1725).

여기에 1734-1735년의 성탄 기간을 위한 칸타타 6곡으로 이루어진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BWV 248까지.


정말 많네요ㄷㄷㄷㄷㄷㄷㄷㄷ

성탄절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대단히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판의 시작을 알리는 칸타타 BWV 110은 라이프치히에서의 세번째 사이클인 1725년 성탄절에 나온 것인데, 살짝살짝 예전에 썼던 작품들을 개작해 넣은 흔적이 엿보입니다.

시편 126편을 인용한 첫 곡 합창은 자신의 쾨텐 시절의 명작인 관현악 모음곡 4번의 서곡에 가사를 붙인 겁니다. 가사 없는 원래 관현악 모음곡과 함께 들어보시지요.

Johann Sebastian Bach

칸타타 BWV 110

1. (합창) 우리의 입가에 웃음이 넘치게 하소서 Unser Mund sei voll Lachens          (관현악 모음곡 4번 D장조 BWV 1069 - 1. 서곡)

Georg Christoph Biller (左)       Ton Koopman (中,右)         

Unser Mund sei voll Lachens und unsre Zunge voll Rühmens. Denn der Herr hat Großes an uns getan.

우리 입가에 웃음이 넘치게 하고 우리의 혀가 찬송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주께서 우리를 위해 큰일을 하셨으니.




후반부에 나오는 소프라노와 테너의 2중창은 이 작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라이프치히 첫 해 성탄절에 연주했던 마니피카트BWV 243a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작품은 잘 알려진 바흐의 마니피카트 D장조 BWV 243의 원형이며 성모 마리아의 찬송을 다룬 기존의 라틴어로 된 마니피카트 가사에 성탄절과 관계 있는 독일어/라틴어로 된 몇 곡을 추가하여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사는 누가복음 2장 14절을 그대로 따왔군요.

5. (소프라노+테너) 지극히 높은 곳에 주의 평화                     마니피카트 E flat 장조 BWV 243a 이사야의 지팡이에 열매가 맺히니
                            Ehre sei Gott in der Höhe                                                     - Virga Jesse flourit


Paul Bernewitz              Christoph Genz                   Sandrine Piau               Paul Agnew         

Judith Nelson               Paul Elliott
        

Ehre sei Gott in der Höhe und Friede auf Erden und den Menschen ein Wohlgefallen!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주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께서 기뻐하는 사람에게 평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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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ga Jesse floruit,
Emmanuel noster apparuit;
Induit carnem hominis,
Fit puer delectabilis;
Alleluja.



이어지는 BWV 63은 바이마르 시절인 1713-1716 경에 나온 것으로 당대에도 바흐의 성탄절 칸타타를 대표하던 작품으로 높은 명성을 누렸습니다. 바흐 자신도 이 곡을 좋아해서였는지 눈코뜰 새 없이 바쁘던 1723년, 즉 라이프치히 첫 해 성탄절에 이 작품을 재탕하여 오전에 연주했습니다. 오후에는 위에 언급했던 마니피카트를 연주했었지요.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연주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지요.

처음부터 화끈하게 시작합니다. 이 화끈함 때문에 이 작품 역시 세속칸타타로부터 개작된 것이 아닐까 궁금해하는 학자들도 있다고.

칸타타 BWV 63

1. (합창) 기독교인이여, 이날을 기억하라 Christen, ätzet diesen Tag


Georg Christoph Biller                   Karl Richter                

Christen, ätzet diesen Tag
In Metall und Marmorsteine!
Kommt und eilt mit mir zur Krippen
Und erweist mit frohen Lippen
Euren Dank und eure Pflicht;
Denn der Strahl, so da einbricht,
Zeigt sich euch zum Gnadenscheine.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이 작품 내부에 들어 있는 두 곡의 아리아는 모두 2중창입니다.

앞서 나오는 소프라노+베이스 중창은 인간 세상의 슬픔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것을 간청하는 느린 템포의 아름다운 노래.

3. (소프라노+베이스) 주여, 당신은 모두 정해두셨으니 Gott, du hast es wohl gefüget

                                        
Friedrich Praetorius              Matthias Weichert         Edith Mathis        Dietrich Fischer-Dieskau

Gott, du hast es wohl gefüget,
Was uns itzo widerfährt.
Drum lasst uns auf ihn stets trauen
Und auf seine Gnade bauen,
Denn er hat uns dies beschert,
Was uns ewig nun vergnüget.



앞선 아리아에서의 기도가 통했는지 이어지는 알토+테너 중창의 분위기는 한껏 즐거워집니다. 춤추는 듯한 리듬을 가진 멋진 2중창.

5. (알토+테너) 이제 천국을 부르며 간청하라 Ruft und fleht den Himmel an


      Stefan Kahle               Christoph Genz                         Anna Reynolds                       Peter Schreier

Ruft und fleht den Himmel an,
Kommt, ihr Christen, kommt zum Reihen,
Ihr sollt euch ob dem erfreuen,
Was Gott hat anheut getan!
Da uns seine Huld verpfleget
Und mit so viel Heil beleget,
Dass man nicht g'nug danken kann.



바흐의 칸타타는 대부분 복잡한 반주 없이 통주저음만으로 진행되는 짤막한 4성코랄로 마무리되는데, 성탄절답게 이 작품에서는 예외적으로 관현악이 떠들썩하게 받쳐주는 합창으로 마무리.

7. (합창) 지극히 높은 곳에서 자비롭게 살펴주소서 Höchster, schau in Gnaden an

Höchster, schau in Gnaden an
Diese Glut gebückter Seelen!
Lass den Dank, den wir dir bringen,
Angenehme vor dir klingen,
Lass uns stets in Segen gehn,
Aber niemals nicht geschehn,
Dass uns der Satan möge quälen.



성탄절로부터 꼭 1주일 떨어져 있는 신년 첫 날. 이 날은 세속적인 기준에서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해를 기념하는 의미와 태어난지 1주일 된 아기 예수가 당시 율법에 따라 할례를 받음을 기념하는 의미를 모두 가집니다.

라이프치히에 부임해 와 처음 맞이하는 신년(1724)을 위해 쓴 것으로 믿어지는 칸타타 BWV 190는 미완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들으면 미완성인지 아닌지도 모를 정도-_-;;

시편 149, 150편의 가사를 이용한 화끈한 첫 합창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칸타타 BWV 190

1. (합창) 새 노래로 주님을 찬양할지어다 Singet dem Herrn ein neues Lied

Singet dem Herrn ein neues Lied! Die Gemeine der Heiligen soll ihn loben!
Lobet ihn mit Pauken und Reigen, lobet ihn mit Saiten und Pfeifen!
Herr Gott, dich loben wir!
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n!
Herr Gott, wir danken dir!
Allelu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