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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질문일수도 있는데....

조회 :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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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나 이 싸이트 글에서나 사람들이 말하는 거나 간혹 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 라고 하는 거죠?
그럼 미래는 퇴보한다는 건가요?


하나 더...


만일 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전위적으로 운동을 했던 사람이 
지금은 5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 일제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아이는 영국으로 유학을 보내며 사는 것에 대해 이율배반적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부의 축적과정에 부정이 있었거나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이 배치된다고 하여 그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을까요?
만일 그 사람에게 비난을 한다면 
뭐...자신도 그렇게 살기를 원했지만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고 하여 비난하는 것은 아닐까요? 
일부는 비난을 하고 또 일부는 옹호를 하는데...어떤 생각을 해야할지...지식이 짧아서리...쩝...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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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3 00:20
 211.♡.243.40

개개인의 삶을 단선적으로 평가하긴 쉽지 않죠.
여러가지 역사적, 사회적 맥락과 개인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테구요.
14-03-23 00:46
 61.♡.80.60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

최근 베팍에서 누군가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썼던가요.
과거사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지적 같기도 하고.

역사를 수시로 거슬러 올라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현재 돌아가는 모습이 막되어먹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현재를 넘어선 미래는. 과거와 비슷한 모습이 되는 게 좋은 거고..
결국 미래가 지금보다 '퇴보' 혹은 과거로 '회복'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길 바란다는 게. 맞군요.

물론 현재에 불만이 있어 과거를 살피는 모든 사람들이 꼭 미래가 퇴보하길. 인류사가 뒷걸음치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
어떤 부분의 잘못된 변화를 과거의 기준에 맞춰 재수정하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테고.
진짜로 미래가 과거와 비슷해지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테고.
우리나라에는 민주주의 때려치우고 왕조시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완전히 반대된 입장들이 그 안에 함께 있는 세상에서. 과거를 살핀다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의 입장을 알 수 없겠지요. 다른 질문을 더 던져봐야할겁니다.

쿨까망님이 하신 '그럼 미래는 퇴보한다는 건가요?' 같은 질문이 그런 질문이 되겠군요.

미래는 현재보다 나아질까.
이 질문은 어떤 이의 가치관을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미래는 '현실'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이상이니까요.
미셸 투르니에 같은 작가는 미래에 대한 전망(즉 역사에 대한 전망. 역사관)에 따라 좌파와 우파를 구별할 수 있다고도 썼습니다.

미래가 현재와 별다를 바 없을 거다. 라는 말은 인류사의 불행과 고통과 부조리가 계속될 거라는 말입니다.
대답하는 이들도 이 점을 잘 안다면서 그렇게 대답하더군요.

이런 식의 대답을 들으면 아주 가혹한 질문을 재차 던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따금 진짜로 던질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언쟁이 일어나지만.).


'당장 너와 나의 앞날. 우리의 미래는 지금보다 나아질까 어떨까?'
14-03-23 00:57
 61.♡.80.60

두번째 질문에 관해서 제 생각을 말하자면.

결국 각자의 가치관이 달라졌을뿐. 비난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다만 그가 나중에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보았을 때. '이율배반'에 대해 스스로를 부끄러워 할 수는 있겠죠. 80년대 운동권은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이었지. 결코 사회주의 이상을 위한 투쟁은 아니었고. 그래서 6월 항쟁이후로는 그 운동권들도 좌. 우로 나뉘지 않았습니까.

마르크스를 깊이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 는 말이 어느순간 가슴에 와닿은 적이 있었습니다.
과거 사회운동을 하던 사람이 현재 부를 쌓는데 전념하는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은. 바로 그 사람이 속했던 80년대의 사회적 존재가 현재의 사회적 존재와의 차이를 말한다고 보는거지요.

사는데 있어서 자본의 중요성과 그 위력을 덜 체감하던 대학시절과 달리.
결혼하여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가는 현재.

이 두 조건은 결코 같지가 않을겁니다.  따라서 '사회적 조건 혹은 존재' 가 그 사람의 '의식' 을 결정한다는 것이 더 설득력을 얻지요. 만약 인간의 '의식'이. 자신의 사회적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을수 있다면 아마도 마르크스의 저 명제는 틀린 것일 겁니다. 역시 관건은 이론보다 하나하나의 보여지는 삶이니까요.

대부분의 인간들은 사회적 조건에 수동적인 것 같습니다.
결국 관점을 한 개인에서. 사회속의 개인으로 변경하면 한 개인의 의식변화를 탓하기 보다는. 사회라는것이 개인의 의식을 어떻게 지배하고. 변화시키는지. 그 막강한 힘의 원리에 시선을 옮겨야 하는거지요.

자본의 힘이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지금.
그만큼 인간은 '구조'를 벗어나기가 어렵고. 자본에서 '초연한 삶'.  자본을 견제하고.  자본에서 자유로운 '행위'를 하는것은 생각이상으로 어려운일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에워싼 구조라는것이 있지만 또한 그러기에 오히려 그것을 극복할 가능성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결코 부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좌파'를 자처한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14-03-23 01:07
 219.♡.46.57

처음 말씀하신건 제가 보기엔 그냥

"요즘애들 버릇없어"

의 다른 판본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말하게 된 이상,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꼰대의 초입에 들어온거라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네요.

두번째는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비난받아야 하는건 아니죠. 다만, 그럼에도 그게 어떠한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에

"과거의 그의 모습에 대한 책임감"

이라는 부분이 개재하기 때문일테지요. 그는 자기가 말한 것을 꺾고 그가 비판하던 것들과 타협한 것은 맞으니까. 그러나, 어찌보면 그 또한

"부정과는 그 어떤 타협도 해서는 안된다"

라는, 오소독스한 경직된 원론의 연장선상에서 나오는 것이지 싶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그가 삶의 방향을 바꾼 것을 아쉽게 생각할 수는 있을 지언정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걸 비판하느라고 낭비될 정신력이 있다면 그걸 그냥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는게 낫겠지요.

그러나 말씀하신 논제에 있어서 문제는 저 둘이 만난다는 겁니다.

불의와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말하던 오소독스한 사람이 지금은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

라는. 사실 작금의 청년들중에 딱히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486들에 대해 불만이 많아요. 지들은 고도성장기에 자리잡아 꿀빨고 있으면서, 요즘 젊은 것들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궁시렁거리기나 한다고. 저는 그 불만에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들과 486사이에는 분명 다른 시대적 조건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것은 486이 요즘 청년들보다 "우월해서, 더 정당해서 그렇게 된게 절대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역사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는다, 라는 것은 어떤건가? 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도 같은데 참 갑갑한 일이지 싶기도 합니다.
14-03-23 01:09
 219.♡.46.57

그런 점에서 보면 저도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은 드는게... 저는 세대론상으로는 그 486의 말석이긴 하지만(77년생도 끼워준다면) 오히려 감정이입은 요새의 젊은이들에게 더 됩니다. 나와 동년배들은 어느새 너무 고루하고 교활하고 뻔뻔해진것만 같은데, 요즘 젊은이들은 왠지 불쌍하고 안타까워보인단 말이죠. 그냥 내가 "요즘애들 버릇없어" 라는 말을 반대하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 를 하는거라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서도...

다만 저도 소시적... 이래봐야 5~6년전에는 입장이 달랐거든요. 변한 것은 물론 저 자신의 사색과 노력의 결과인 면도 있겠으나...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일모레 40이란 숫자가 보이다보니 이제는 그런걸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져야 할 필요도 있고...
14-03-23 01:12
 219.♡.46.57

이제 나의 세대는, 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이 비판만 할 수 있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요람에서 떠난게 언젠데 의식은 아직 요람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엔간히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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