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촛불을 들러 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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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활동을 따로 하는 것도 아니고 신념이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시간 촛불 잠깐 밝히는 것만으로도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 침묵의 동조자 역할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인들에게 토요일이니까 난 오늘 촛불 들러 간다고 하면..
왜 촛불을 드냐고 묻습니다.
아니 솔직히 "그거 해서 뭐하냐?"의 반응이 많습니다.
그거 해서 뭐할까요?
아마 지금 제가 촛불을 들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제가 그렇게 살아갈 것 같습니다.
불합리한 일에 침묵하고, 강한 자에 줄을 대려 할 것이고, 사회적 공감은 희석되어 가면서 나와 내 가족의 편함만을 추구하며 살아갈것 같습니다.
승리하지 못할거라면 할 필요가 없다는 정신세계가 내 머리를 지배하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다고 주변에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길 일주일에 두시간 정도만 투자해서 광장에서 기다릴겁니다.
과연 지금 촛불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아직 사람은 많지 않지만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의미가 없다면, 경찰버스를 가지고 광장을 둘러쌀 이유도, 방송에 내보내지 않을 이유도, 보수단체가 옆에서 확성기를 틀어놓고 반대집회를 할 이유도, 한국적 매카시즘을 계속해서 추구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들도 두려워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자신들의 잘못도 알고 있습니다.
촛불이 없었다면 그들의 폭주는 점점 더 가속화되었을겁니다.
그나마 있는 촛불 때문에...속도 리미트는 걸려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인다면...달라집니다.
임계점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이 다가오면 엔진브레이크는 물론 후진까지도 할 수 있을겁니다.
그냥 그 순간을 위해서 광장에서 기다리면서 촛불을 들고 싶은 이들에게 올 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지금 제가 행할 수 있는 정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주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촛불에 정치적 영역이 들어와서 조직화하고 집중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순수한 촛불이 점점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느리더라도...
얼마전 마이너리그에 도전하던 허민 단장이 기자와의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오셨습니다. 이번에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올인하실 생각이십니까.
박 기자님.
네.
불가능의 반대말이 뭔지 아십니까.
가능 아닙니까.
아니요. 불가능의 반대말은 가능이 아니라 도전입니다. 전 계속 도전할 뿐이에요.
저는 계속 들 뿐입니다.
촛불을 같이 들어주는 분들 때문에...패배주의 따위에 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함께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1500년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한 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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