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 취급받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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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어렸을 적에
누군가한테서 손톱 공격을 당한적 있어요
그래서 코 옆에 흉터가 생겼고
이제는 색소가 침착된 자국으로 남아있습니다
밖에서 무척 뛰놀던 시절엔
얼굴이 전반적으로 까맸지만
그 흉터 자국이 꽤나 선명했었죠
아부지는 제가 중고딩을 거치면서
"이 점이 무쟝 커진다야~"며 아들 피부를 걱정하시면서
그 흉터자국을 점으로 승화시켜버리시더군요
그러구선 바로 얼마전 ;;;;
복실이가 제 얼굴을 보던 중
그... 점이 결코 아닌 흉터자국을 가리키며 묻더군요
"오빠 설마해서 묻는건데 이거 검버섯이야?"
#2
지난해 가을로 넘어가던 늦여름에
복실이랑 복실이 친구까지 해서 밥을 사멕이고나서
입가심하러 근처에 보이던 탐-어쩌구하는 커피숍으로 갔어요
무얼 마실지 몰라
누구 못지 않은 결정 장애를 뽐내던 중
카운터 앞 뒤로 아주 커다랗게 "홍시 스무디 출시"라고 광고하던 포스터 여러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자라던 중엔 단감이든 홍시든 상관없이 감이란 과일을 무척 싫어하였지만
어째 날이 갈수록 아부지가 즐겨드시던 음식이 하나둘씩 땡겨요
그래서 홍시 스무디를 시켰어요
근데 이게....
홍시향은 나던데 맛은...... 웩
달기만 오지게 달더군요 ;;;;
그래서 한입먹고 혼자 속으로 맘상해하고 있는데
복실이 친구가 "역시 노인네 취향..."이라며 놀렸어요
이 친구는 언젠가 복실이한테
"노인 공경 잘해라"라고도 했다는구만요 ;;;;;;;;
ㅠㅠ
#3
지오다노 상위브랜드인 컨셉원에서
램스울 100% 가디건이 싸게 나와서 하나 샀어요
지오다노 애들 색상에 자꾸 이상한 이름 붙여요
색상 이름이 "헤더 바스켓"이래요;
주황색-갈색 사이쯤인데
헤더가 붙어서 좀 산뜻하지 못한 그런 색이에요
(그러고보니 굵기가 얇은 나무로 엮은 바구니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
그 날 밤에 이걸 입을까말까 또 한번 결정장애에 힘들어하다
아부지 드리자 하고 곱게 접어 비닐에 담고 누웠다가
이 가디건을 아부지 드리자니
요 산뜻하지 못한 색상이 아부지를 더 나이들어뵈게 할거 같기도 하고
꼭 모양새가 제가 맘에 안 드는거 아부지한테 미루는 꼴인게
너무도 못난 생각인거 같아
걍 택도 떼버리고 그 담날 제가 입어버렸어요
그날 아X형을 만났어요
그리곤 이 형한테......... 노인네같다며 옷 지적질을 들어야했;;;;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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