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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와 악의 평범성

조회 : 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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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유대인학살의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서 아렌트는 소위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표현을 이야기한바 있습니다.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으로 아이히만같은 학살행위나 악행이 특출나게 악한 악인이나 광인에 의해서 저질러졌다기 보담은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수있는 보통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졌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안일한 무사고, 무사유때문이라는 것이죠. 

체제나 시스템이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나 역할을 아무런 비판적 성찰이나 반성없이 수동적으로 수행한 결과가 학살로 이어졌다는 걸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죠.  



이를 일베와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일베충들이 특별히 사악한 부류는 아닐겁니다. 흔히 주변에서 볼수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범죄행위를 모의한다고 해도 온라인에서 글로 끄적이는 것이니 지껄이는 것일뿐 실제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케이스는

일베충들 내에서도 많지 않을겁니다. 

대자보건을 보면 실제로 대자보를 찢어서 인증하는 일베충들이 있지만 그런 부류는 일베충내부에서도 일부라고 봐야죠.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을때 수많은 사람들이 아렌트를 비난합니다. 어떻게 아이히만같은 학살행위를 저지른

인간을 두둔할수있느냐고 말이죠.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보면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잘 나옵니다. 시간되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

왜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요? 

아렌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아이히만을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히 사악한 인간임에 틀림없다고 해야 자신들의 평범성이

합리화될수있기때문이죠. 아이히만의 악함을 강조해야 자신들의 "평범함"이 선량함으로서 옹호될수있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일베충의 특출난 사악함을 강조하는 사람들 예컨대 일베는 우파나 보수라기보다는 미친놈들, 쓰레기일뿐이다로 보는 사람들의 속마음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일베충들의 특별한 사악함을 강조해야 체제내에서 안주하려는 자신들의 우파적, 보수적 평범함이 합리화될수있기 때문이죠. 



Comments

댓글 등록 권한이 없습니다.
13-12-19 21:20
 121.♡.192.23

만약 체제내의 보수우파를 지향하는 자들일 수록 일베와 투쟁을 통해 갈라치기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더군요 특히 자칭

안지지자들...
13-12-19 21:24
 121.♡.192.23

그런 투쟁을 통해 자신과 일베와의 다름을 보여야 하는데 일베와의 투쟁을 방기한채  일베의 자유만 외치고 있으니..
13-12-19 21:27
 123.♡.111.214

안지지자는 잘모르겠는데 이택광이나 허지웅같은 일부 자칭 진보주의자들도 마찬가집니다. 리버럴리즘은 좌파사상의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나치즘이나 일베이즘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죠.
13-12-20 01:57
 183.♡.160.154

.... 광주사태때 사진을 올리면서 홍어배달왔다고 하는 글이 엄청난 수의 추천을 받는데(안들어가봐서 몇 개나 받았는진 모르겠지만 베스트였다니까 어마어마한 단위였겠죠) 그 추천을 누르거나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그걸 보고 아무런 느낌이 없는 애들을 미친 쓰레기라고 느끼는 건 제가 저의 평범함을 선량함으로 옹호하기 위해서라고요?

저기요, 이딴 글을 무슨 의도로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네 잘나셨는데요 적당히 하세요.

님도 지금 님 읽은 책 많다고 자랑질 하려는 걸로밖에 안보여요.


님의 그 말장난에 불과한 논리로 일베 인간말종 쓰레기 집단이 사실은 보수고 사실은 그렇게 악한 인간이 아니라고 칩시다.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요?




세상에서 제일 꼴같지 않은 인간들이 블라블라대면서 그 블라블라에 목적도, 결론도, 행동도 없는 인간들이죠.
13-12-20 04:13
 115.♡.25.196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악의 평범성에서는 다른 권위에 기대서 쉽게 합리화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보았다면
일베충들이 (심리전단이 아니라 그냥 개인이라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명령이나 체계에 굴복한 게 아니라 자유의지에 가까운 겁니다. 군중심리쪽이 가깝겠지만 ..
13-12-20 09:51
 123.♡.111.214

다른 권위에 기대는 것도 자유의지고 개인적 충동이나 군중심리에 기대는 것도 자유의지죠. 아렌트는 이런 자유의지의 공통분모를 무사유에서 찾았던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려면 타자로부터의 권위나 권력, 혹은 군중심리로부터 자유로울줄도 알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던 원인도 무사유, 무반성, 무자각적 주체의 수동성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거죠.
13-12-20 04:16
 115.♡.25.196

..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제가 특출나게 이상한 반골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평균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일베충들도 특출나게 이상한 ㅄ들이 아니라 어느 사회에나 일정하게 존재하는 휩쓸려다니는(?)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13-12-20 10:17
 147.♡.17.74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유대인들이 어떻게 또 이를 이용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긴 하는데.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punkrocker님 글도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은 범주 안에서 단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듀나님이나 김동진님의 변호인 평에 대한 반응들을 보면서도 느끼는거지만. 지금 기득권에 대한 반대정서에 너무 휩쓸려 있어 이리 느껴지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제게 근방에서 본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지금 제가 봐도 착한 사람들이여서 그보다 더 쉬운 모니터 뒤에서야 얼마든지 평범할 수 있다고 생각되긴 하는데 이들을 욕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보수성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들을 욕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물론 위험은 제기해야 겠지만. 이들은 이렇다 저들은 저렇다라고 규정해버리면, 더이상 아무런 판단도, 행동도 못하게 하는거잖아요. 현재 일베가 그렇게 규정되고 있다 생각하시기에 이쪽도 이렇다 말씀하시는건가요?
13-12-20 10:33
 123.♡.111.214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일베는 정치적 우파다.
2. 일베를 우파가 아니고 단지 미친놈들일뿐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우파성을 합리화하기 위해 일베를 우파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싶은 것이다.
3. 일베나 우파들의 공통점은 무사유, 무반성, 평범성이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것입니다. 일베를 욕하는 '우파'나 보수들은 일베가 왜 정치적 우파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한다는 취지에서 글을 쓴 것이고 일베를 비난하는 모든 사람들 비판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일베같은 극우파나 우파들이 가진 한계가 무엇인가를 지적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일베가 정치적 우파라면 그것에 대한 정치적 비판은 좌파적 시각으로 비판했을때 근본적으로  가능해지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13-12-20 10:57
 147.♡.17.74

짧은 생각과 어휘력으로 쓴 덧글이라 주저했었는데. 덧글 감사합니다. 정치적 비판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그 부분을 다 빼고 글을 읽었었어요;;;;

근데 저는 지금이 우파와 좌파간의 대립은 아닌거 같은데....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려면 타자로부터의 권위나 권력, 혹은 군중심리로부터 자유로울줄도 알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던 원인도 무사유, 무반성, 무자각적 주체의 수동성에 있다는 점' 이 말씀에 동의하고 단순히 집단적인 반작용으로부터 그들을 욕하는고 있는건 아닌지 재고해봐야 한다는건 알겠는데. '우파성을 합리화한다'는 말이 어느 맥락으로부터 나온건지 잘 모르겠어요.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드려서 죄송해요.

(어... 근데 저 바로 답글 못읽을꺼 같아요. 맥북이 사망해서 서비스센터 급하게 가야 해요. 파일들 어떡.... ㅠㅠ 죄송합니다.)
13-12-20 11:10
 123.♡.111.214

우파성이란 달리말하면 체제나 권력순응지향성이죠. 정도의차이에 따라 극우냐 온건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런데 이런 메타적 시각이 가능한건 반체제나 반권위주의적 사고방식 다시말해 좌파적 사고방식이 존재함을 의미하는데 이런 우파를  대상화 할수있는 정치적 포지션에 있지 않으면 일베의 우파성에 대한 근본적 비판은 할수없다는 이야깁니다. 예를 더 들자면 나치에 대한 근본적 비판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왜냐하면 나치를 정치적으로 작동할수있게  만들었던 자본들이 실상은 많은 부분 미국의 대자본으로부터 수혈되었기 때문이죠. 유럽의 민족주의와 공모관계에 있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근본비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타등등..예를들자면 수두룩하네요.
13-12-21 01:05
 182.♡.66.165

아....또 배우는 덧글 감사합니다.

근데 문득 궁금한건 변화에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분노만큼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 없는거 같은데요. 철학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을 변화시켜왔다는건 책을 읽으며 새삼새삼 느끼지만. 지금의 저항의 움직임에 너희들의 분노를 한번 되돌려 생각해봐라 하는건 얼마나 효과적인 것일까요. 좌파가 개개인이 체제에 휩쓸리지 않는 주체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혁명 같은 분위기들은 어쩐지 재고되지 않은 분노에서 규모가 커지는거 같은데.... 그래서 세상이 안바뀌고 있는건가요;;;;;;;

여튼 말씀 감사합니다;;;;
13-12-21 21:58
 123.♡.250.98

tldtld님댓글의 댓글에도 썼지만 분노를 하지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분노가 분노만으로 그쳤을때 문제가 된다는거죠. 혁명적 정세는 대중들의 분노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최근있었던 아랍에서의 대중들의 분출을 상기해 보면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한 조건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것처럼요. 정치적 이념이 이념만으로 남아있는 것도 문제지만 대중들의 힘이나 물리력이 올바른 이념과 결합하지 못해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수있다는거죠.
13-12-20 13:33
 60.♡.252.78

정처직 담론으로 일베충들을 해석 할 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심리적으로 뒤틀린 종자들 같다란 생각이 더 먼저 드네여. 아기 젖병 빨았다 인증 하는 꼬라지를 봐도 그렇고.. 자존감 결여와 그에서 비롯 되는 타자로 부터의 관심을 갈구 하는 행태가 거의 유아 수준이라 봐집니다. 그 유아적 사고 수준에서 비롯된 경악할 만한 짓거리들이 훨씬 더 두드러지고,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시간이 지나 지니고 있는 우파적 정치 스탠스(애국보수 코스프레, 몇몇 정치이슈들에 발 담그는 행위)는 그저, 그들의 정체성엔 약간의 데코레이션 쯤으로 여겨지네여. 그냥 많이 뒤틀린 딱한 인생들이란 감상이네여.
13-12-20 14:31
 123.♡.111.214

물론 일부 일베충들의 일탈행위는 욕쳐먹어도 싸고 미친놈소리 듣고 쇠고랑찰만한 행위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비난만으로는 일베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는데 충분치 않다는 것이죠. 단순한 비난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들이 가진 (극)우파적 정치성향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줘야 일베의 실체는 제대로 이해할수있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봤을때 우파내부에서의 일베비판은 비판이 아닌 비난에만 그칠수있다는 거죠.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넷우익들이 판치는 이유와 원인의 분석은 앞으로의 정치구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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