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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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았네요.
출산 예정일 말입니다.
시간 참 빨리 가네요.
임신 테스터기를 통해 임신을 처음 접하게 되고
병원에 가서 처음 초음파를 찍었던 날이 정말 엊그제 같습니다.
주변에서 출산 준비는 많이 했냐고 자주 물어보는데
준비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기 옷, 기저귀 등 각종 용품을 준비해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계획했던 것들은 거의 다 장만한 듯하네요.
다행스럽게도 유모차, 아기침대, 카시트, 스윙, 바운서 등 고가의 용품들은
지인들로부터 그냥 받거나 중고로 구매할 수 있었네요.
그 바람에 비용도 많이 절감했구요.
마음가짐이 준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제 자신부터 철이 덜 든 듯하고
당장 오늘 내일 해야할 일 걱정만 하는데
아기가 태어나면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됩니다.
다행히 아직 제가 학생이라는 신분이고 더이상 수업을 듣지 않아 스케줄이 유동적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직접 출산을 하실 와이프님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산부인과 내진을 갈 때에도 항상 함께 따라갔고
아기용품 마련시에도 함께 조사하고 서로 함께 논의해서 결정하고 하다보니
저도 뭔가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듯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임신 이후 와이프님과 함께 각종 책과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고 그랬는데
저희를 담당하시는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의 조언도 있고 그래서
지지난주 주말엔 6시간짜리 종일코스로 육아/모유수유 수업을
지난주 주말엔 7시간짜리 종일코스로 출산수업을 듣고 왔네요.
딱 10커플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 나름 등록비도 비싸고 그랬지만
소수정예(?)로 각종 실습도 많이 해보고 강의도 듣고 해서
이제는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 그나마 좀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이 보통일이 아닌 듯합니다.
제게도 그러한데 직접 아기를 뱃속에 품고 있는 와이프님에겐 더 하겠지요.
지난 37주간의 임신 기간동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사실 와이프님께서 입덧, 발진, 튼살, 수면부족, 우울증, 혈액순환장애,
호흡곤란, 소화불량, 잦은 화장실 이용 등 임산부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조금씩이라도 골고루 겪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와이프님 몸(몸매가 아니라)이 조금씩 망가지는 것 같아서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더군요.
정말 산후조리 잘 해서 예전 건강상태로 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답답한 것이 이름 문제가 아직 해결이 안 났네요.
이미 성별을 알게 되었던 터라 약 3개월 여 전에 이름을 정했고 부모님과도 합의가 되었었고
이름을 혹시 지었냐고 물어오는 주변인들에게 아이의 이름을 알려주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한글파동성명학 이론"이라는 작명법의 전문가라는 지인이
추천해준 이름을 들고 오셔서 갈등이 좀 발생했네요.
전 사실 짜증도 좀 나긴 했는데 내색은 안 했지만 제 입장을 확실히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수 개월 간 와이프님 배에 튼살방지를 위한 오일을 발라주면서
아기의 이름을 불러주고 대화도 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바꾸는 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그 이유가 저는 처음 들어보는 이론에 의한 것이라니 더 답답하기도 했구요.
대체 그 이론이 뭔가 싶어서 찾아보니 뭔가 거창한 이론이 있긴 한데
제가 절대적으로 수긍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암튼, 이런저런 어려운 일도 있지만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정확히 이번주 목요일이면 37주가 되는데
그때부터는 아무때나 출산이 가능하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선생님께서 아기가 좀 내려와있어서
출산예정일보다 먼저 나올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와이프님과의 상의 끝에 약물없는 자연분만을 지향하되
정말 필요할 때에만 최소한의 조치를 받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제왕절개만 안 하길 바랄 뿐입니다.
출산가방이란 것을 마련해서 출산시 필요한 물품도 이미 챙겨두었구요.
병원에서 밥사먹고 주차비 낼 때 필요한 현금도 확보해두었고 카메라 충전도 마쳤네요.
자동차에 기름도 꽉 채워놓았습니다.
여긴 태어나기 전에 소아과 의사선생님을 미리 정하는 방식이라
각종 평도 읽고 보험적용도 확인해서 확보해두었네요.
출산 직전에 저희가 지정한 소아과 선생님이 분만실로 달려온다고 합니다.
약 3주전에 병원 투어도 했고
지지난주 주말과 지난 주말에 병원에 가서 교육도 받은지라
어디로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머리속에 입력은 되었습니다.
솔직히 두려움이 많이 앞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베팍에도 많이 계시지만
한 차례 이상의 출산을 경험하신 여러 인생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럽게 느껴집니다.
미리 예고를 드립니다만
혹시 한동안 안 보이면 출산하러 갔구나 하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전까진 계속 베팍에서 썰렁한 그림이나 퍼오고
악플 달고...... 즞질짓 하고 있을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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