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본격 회의를 시작하기 전, 하루에도 수백통씩 전화와 문자가 쇄도한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먼저 정병국 의원이 "새벽 3시에도 전화가 오더라"라고 운을 떼자, 이은재 의원은 "어휴 정말 너무해, 휴대폰 바꿔야 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전화번호는 누가 공개한 거야? 난 다행이다. 난 전화기가 두 대거든"이라고 한시름 놓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오신환 의원은 "문자가 몇백 개 들어온다"며 "우리가 문자 보낸 걸 잘 못 본다"고 말했다. 박인숙 의원도 '탄핵에 찬성하라'는 내용의 문자가 하루에도 300통 이상 온다며 "알바가 한 것이겠지만 진짜도 있긴 있다. 주민이 보낸 것도 반은 진짜"라고 언급했다.

나 의원이 "전화번호가 어디서 공개된 거예요?"라고 다시 묻자 박 의원은 "페이스북인지 뭔지(에서)…. 카톡에 야한 게(메시지) 폭탄이야 폭탄. (나 의원은) 안 와요?"라고 묻자 나 의원은 "저는 핸드폰이 두개예요"라고 답했다.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SNS에 박 대통령 탄핵안 '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에게 집단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표 의원의 명단 공개로 항의 전화와 문자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민경욱·이은재·이채익·김석기·최연혜·최교일·김영우 의원 등은 정 원내대표 자리로 찾아온 표 의원을 둘러쌌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못살겠다, 못살겠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민경욱 의원은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고 항의했다.

권성동 의원은 "왜 남의 핸드폰 번호를 올려!"라며 "당신 나한테 물어봤어?"라고 따져 물었다. 박성중 의원은 자신의 휴대폰을 보여주며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 전화를"이라고 항의했다. "덕분에 전화 많이 왔더라"라며 원망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에 표 의원은 자신이 연락처를 유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본회의 도중에는 민경욱 의원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국민은 용서 안 되는데 의원님들은 용서 되나요? 국민의 뜻은 즉각 탄핵하라는 겁니다. 아직도 새누리당이 만든 자랑스런 대통령입니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http://www.vop.co.kr/A00001095506.html

심각한 상황에서 자신은 전화기가 2대이기에 괜찮았다고 안심하는...멘탈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