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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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이야기입니다.
개미님들이 연례 방문을 하고 계신 중입니다.
비가 오고 추운 겨울이 되면
으레 따뜻한 실내를 찾아 오십니다.
벌써 오신지 한달 정도 되셨구요
현재 주로 부엌, 화장실, 현관 일대에서 머물고 계십니다.
매년 방문하시는 것이라
그리 놀랍거나 어색하지는 않지만
가끔은 불시에 갑자기 너무 많이 오셔서 혼란을 주십니다.
주로 부엌 위주로 오시는데
올해엔 처음에 안방으로 많은 분들이 들어오셔서 좀 놀랐어요.
탐사를 조금 해보니 벽과 벽이 만나는 코너 부분에 있는 틈으로 오시던데
마스킹테이프로 좍좍 붙여버렸더니
이제 방으로는 안 오시더군요.
오늘은 부엌 선반에 자주 모습을 보이셨어요.
병정개미로 추정되는 덩치가 큰 개미님도 보았어요.
안에 있는 것들을 다 걷어내고
소주와 물을 섞어 알코올 소독을 해드렷어요.
아마 오늘 개미님들 사이에선 소주파티가 벌어졌을 것 같네요.
아마 오늘 개미님들 사이에선 소주파티가 벌어졌을 것 같네요.
관리사무소에 이야기하면
전문가가 저희 집에 오셔서 개미님들을 정중히 돌려보내주시곤 하는데
알아보니 대기자가 많고 효과도 그닥인지라
그냥 자체적으로 개미님들을 접대해드리기로 했어요.
2.
옆집 사람들 때문에 가끔 긴장해요.
저희집 문을 혼동하는지 저희집 열쇠구멍에 자기네들 열쇠를 꽂기도 하구요.
주차자리도 저희 차 바로 옆인데 구획선을 넘기가 다반사에요.
한 번은 하도 열 받아서 사진을 찍어서 관리사무소에 보냈는데
그이후로 괜찮아지나 싶더니 요즘 또 다시 그러네요.
게다가 약 3개월 전에는 이 집 사람들이 대형사고를 쳤어요.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 네 대를 동시에 들이 받은거에요.
위에서 말씀드렷다시피 이 차가 주차하는 자리가 저희 차 바로 옆이에요.
그래서 차 관련해서는 항상 긴장해요 ㅠㅠ
그리고 지금 사는 이 집에서는 2인까지만 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태어나면 더 큰집으로 이사가야 하는 것이 이곳의 규정이여요.
근데 옆집은 부모가 아기를 키우며 살고 있어요.
자꾸 우리 힘들게 하면 관리사무소에 꼰지를거에요.
3.
아래집 때문에 고양이 걸음을 걸어야 해요.
사실 저와 와이프님 모두 예전에 층간소음에 시달린 적이 있던 터라
애초에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 취지에서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고 있고
큰 소리가 발생하기 쉬운 식탁과 식탁의자에는
두껍게 양말을 신겨놓았어요.
한 4개월 전인가.
어느날 저녁에 누군가가 저희집 초인종을 눌럿어요.
나가 보았더니 바로 아랫집 사는 사람이래요.
알고보니 한국사람이기도 했구요.
근데 듣자하니 저희집에서 너무 쿵쿵거리고 시끄럽다고 그러더군요.
사실 그때 좀 불쾌하기도 했는데
뭐 어차피 그건 아래집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달렷으니
미안하다고 했고 그 이후 조심하기로 햇어요.
그 이후 사과의 표시로 약간의 음식을 해들고 그집에 잠깐 들렀는데
그분들은 식탁, 식탁의자에 양말은 커녕 슬리퍼 없이 맨발로 생활하시더라구요.
남자분은 덩치도 엄청 커요.
저희집에선 경험할 수 없는 쿵쿵거리는게 다 느껴집디다.
그 아래층 분들은 별 불만 없을랑가 궁급합디다.
암튼 그 이후 좀 조용하다 싶었는데
가끔 제가 뭘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간혹 슬리퍼를 신지 않고 몇발자국 걷기만 하면
아래집에서 바로 쪼르르 계속 올라와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조금 화가 나더군요.
근데 아래집 남자를 학교가는 버스에서 몇번 본적이 있어요.
안면도 있고 하니 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제게 조용히 이야기를 하더군요.
"와이프가 좀 예민해요. 이해해주세요"
암튼 저희는 현재 다른 이유로 이사를 신청해놓은 상태에요.
아직 이사날짜는 확정이 안 되었는데
1~2개월 후에 아마 이사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새로 다른 사람이 이 집으로 이사를 들어오겠죠?
그때되면 알거에요.
우리가 월마나 조심스럽게 조용히 살다 간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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