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생네 집에 놀러가면 조카를 가끔 봅니다. 그니까 동생 내외가 집안일 할 때라든지...

이때까지 아기를 싫어해왔던지라 딱히 애보는 재주도 없고...

그냥 동요 불러주면서 손뼉치고 놉니다. 가사가 기억이 안나서 어제 동요집 샀...

장난감 기타가 있길래 소리내줬더니만 관심을 잘 보이고 집중하는 편이더군요.

이 나이에 다시 기타를 배울 수는 없고...

생각해보니 유일하게 동요 정도는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리코더더군요.

그거라도 하면 나쁘지는 않을 거 같기는 한데...

이제부터 제목과 연관된 얘기...

제가 왼손잡이입니다. 천당 가서 데려올 필요도 없는 똥볼러이기는 한데...

국민학교 3학년 말쯤에 리코더를 샀는데, 겨울 방학 동안 집에서 주리줄창 불러댔죠.

그것도 왼손 오른손이 바뀐 채로...

그러니까 오른손을 위에 구멍 막는 용도로, 왼손을 아래 구멍 막는 용도로.

근데 이 리코더를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가장 낮은 '도' 음을 낼 때에는 마지막 구멍까지

전부 막아줘야 하는데, 마지막 구멍은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위 그림의 아랫관 부분의 더블홀 중 아래 부분 얘기죠.

근데 왼손이 밑으로 가 있으니 이건 뭐 당췌... 가뜩이나 손가락 짧은데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더블홀로

왼손 새끼손가락이 닿지를 않는 겁니다.

쌩쑈라는 쌩쑈 다 해서 운지를 하기는 했지만, 저 음만은 소리가 삑삑...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분 것도 참 용했져...

그러다 4학년이 되고 학교에 가니 제 손 위치가 잘못됐다는 거 알고 바꾸니 도 음을 내는 게 이렇게 편할 줄이야...

ㅠ_ㅠ

왜 그걸 오른 손으로 바꾸면 된다는 걸 모르고 고생했던 걸까여...

왼손잡이라 편한 자세만 생각했으니...

그래도 겨울방학 동안의 피나는 연습으로 여자애들과 나란히 할 수 있는 실력이 되기는 했더군여.

특히... 어여쁜 그녀와 합주할 기회를 얻었을 때는 아조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