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식으로 창업을 했고 어떤식으로 쇠망(?)하는 과정이랄까요.

일단 아시다시피 개랜드 부당해고가 있었고 노동조합이 규약을 지킬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부당해고자 생계비 지원이 안되는 재정상황)

그러니 투쟁하다가 돈이 떨어지니 창업을 하게 되었죠.

어느정도 아는 업종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인 SPC(파리-배스킨-던킨)쪽이죠.

먼저 입지를 봤습니다. 

가게세는 낮아야 하고 유동인구는 많아야 하며 경쟁점이 들어오기 매우 어려운 곳을 수색했습니다.

이걸 수치화해서 비교했죠.

그래서 던킨 상권조사 평균치 보다 다소 높은 유동인구가 있는 곳을 체크기 찍어가며 확인했고, 시간대별 남녀비율을 뽑아냈습니다.

연령대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 확인을 했구요.

그러면서 동시에 임차료와 보증금이 던킨매장 평균치의 절반이하수준인 곳이자 코너점포를 찾아헤맸습니다.

두달정도 발품을 파니 이에 맞는 조건을 찾았습니다.

유동인구는 던킨 평균을 100이라고 봤을때 105정도.

임차료는 던킨 평균의 22%수준에 불과한 곳이었죠.

또한 경쟁점 입점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상권이었습니다.

돈 빌려서 오픈을 했고 오픈빨이 끝난후 평균매출대비 15%정도 더 나왔고

비용은 훨씬 낮았죠. (제가 원가관리를 좀 잘해서...ㅎ)

따라서 수익은 평균치보다 많이 높았구요.

수치화해서 적용하면 기성유명브랜드의 경우 얼추 예상매출 및 수익을 맞춰낼 수 있습니다.

기존 자료가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이야기가 재미가 없겠죠. 그냥 창업하라고 부추기는 글이 될테고.

일이 벌어집니다.

1. 먼저 건물주가 바뀌면서 세입자들에게 골때리는 요구를 하지요.

"내가 돈을 20억 빌려서 이걸 산거야. 나는 사업가고 수익을 내야해. 임차료를 올려야겠어."

가게세가 폭등을 합니다. 법이 있다지만 건물주에게 소송하는 순간 결국 몇년후에는 상권자체를 빼앗길 상황이죠. 대체입점 가능한 곳이 별로 없으니 말이죠. (그래서 위에 경쟁점 입점이 어려운 구도였다고 언급했구요.)

2. 이게 전철역에서 나와 외길인데 전철역 안에 똑같은 던킨이 생깁니다.

저희 점포를 오려면 그 던킨을 지나오죠. ㅎㅎ

당연히 매출이 토막나겠죠.

자. 비용은 늘어나고 매출은 반이 됩니다. 버텨낼 재간이 없죠.

이런 1번, 2번의 변수는 창업자가 확인할 수가 없는 변수입니다. 

힘관계-돈관계에 의해서 윗선(?)에서 좌지우지 하는 변수가 되겠죠.

영업변수가 아니라 사회적 변수입니다.

제가 주위에 창업을 가급적 말리려는 이유도 이런면이 강해서입니다.

나름대로 십여년간 이쪽일을 해서 제과제빵이나 카페베이커리 형태로 월700-1000만원 순이익 나올만한 자리 찾으라면 잘 찾아냅니다.

그런데 건물주나 본사가 그걸 그대로 놔두느냐? 여기서 문제가 생겨요. 그대로 놔두지 않습니다.

삥뜯기 정도가 아니라 뼛속까지 빼먹기 들어올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하루에 빵을 400만원 이상 파는 점포가 있었습니다. 월순익 3천이 넘습니다.

이거 놔뒀을것 같습니까? 뺏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재계약 안할 수 있어요.

위생/친절점수 등등을 탈탈 털어서 내규를 근거로 징계하고 그걸 쌓아 놓고 있다가 계약 안해도 되죠.

그리고 내부에서 그 점포 먹어도 되구요. 편의점 같은 경우야 계약 안하면 개인편의점해도 타격없는데, 유명제과점(예를 들어 파리파게뜨나 뚜레주르.) 재계약 안하고 자기이름으로 개인제과점하면 망합니다. (정확하게는 인근에 유점제과점 들어오면 개인제과점은 그냥 망하죠.)

저야 지금 상권독점 확약받고 들어와서 그나마 맘고생이 둘 중 하나로 줄긴했지만 이것도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릅니다.

창업을 한다면 저런 영업적인 변수를 여러각도로 확인해야하고 영업외적인 사회적 변수에서도 대응할 구체적인 방법이 있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사회적-정치적 힘일 수도 있겠지요.

자영업 이야기 나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