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한 명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고민하는 가지는 다르지만. 줄기는 같구나.

좀 더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것.

잔잔히 비어져 나오는 추억. 다시금 만나져야 한다고 되뇌이는 사람이 몇 있다. 이전과 달라졌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 느린시간. 비어있는 시간. 혹은 옜날의 일들을 곱씹으려니.

빈자리는 늘 안타깝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바뀔 것은 없어 보인다.

어차피 각자의 입장으로 해석되고 각자의 느낌으로 기억될 테니. 나름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나. 잠시. 옛 동료들의 축복을 빌었다. 길은 달랐지만. 저 끝에서는 한 번쯤 꼭 만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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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관악산 산행. 

천천히 한량 걸음을을 하는 나와 두어명을 제외하고 제 각각의 속도로 앞질러 올라간다. 

인생을 나아가면서 코스도 수시로 바뀌지만. 동행 또한 바뀌는 법이다. 친구. 연인. 피가 이어진 가족마저도. 예외없이.

먼저 뛰쳐나가고. 다른 코스를 택한 뒷모습에 고개를 숙이지만. 문득 둘러보면 어느새 다른 이들이 옆을 걷고 있더군. 

지나치는 인연을 의식하지 않음이 어려울지라도 그 모든 조급함 쓸쓸함을 이겨내고 단지 내 걸음을 차분히 지켜갈 뿐.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아름다운 풍경도 구경하면서. 묵묵히 내 걸음을 걷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