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저 인간 또 시작이네. 저번에도 좋은 영화라고 추천해서 봤는데 무지 지루해서 비몽사몽간에 봤는데... 이러시는 분들이 있을줄로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 추천하는 영화는 그렇게 난해한 영화도 아니고 긴 영화도 아닙니다.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우리 나라 제목은 데이비스를 잘라 먹음)라는 음악 영화입니다. 잔잔하고 재밌고 그리고 가슴 한 부분이 먹먹해지는 영화입니다. 저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이 영화를 보고 '코엔 형제는 정말 영화 죽이게 잘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를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습니다. 영화제 때 이 영화를 두번 보고 지금까지 제 머리 속에 빙빙 계속 상영중인 영화입니다. 베팍에 긴 리뷰를 쓰려고 메모까지 해놓았는데.. 그만 중간에 여러 가지 일이 터져서 그만둔데 아쉬웠어요.

그러니까 이런 것입니다. 코엔의 이 영화는 마틴 스콜시즈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처럼 낭비가 없습니다. 짐 자무시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 남는다>처럼 허세가 심하지도 않습니다. 압딜라티프 케시시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처럼 불필요한 장면(7분 가량의 포르노)도 없습니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처럼 교묘하고 억지스럽지도 않습니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깔끔하고 정확합니다. 주술 관계가 명확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 구두점이 찍힌 문장과 같습니다. 정말 잘 만든 영화는 세공이 훌륭함을 넘어서 그 영화가 하나의 세계를 이룹니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그런 수준의 영화입니다.

길을 가다가 문득 흥얼거리게 되는 오래된 노래가 있듯이 이 영화는 10년, 20년 뒤에도 계속 생각이 날 영화입니다. 이 영화, 놓치지 말고 영화관에서 꼭 보십시오. 좋은 영화는 큰 화면에서 좋은 사운드로 (노래 가사 내용까지) 제대로 번역된 것으로 봐야합니다. 속는 셈치고 시간을 꼭 내서 영화관을 찾아가보세요. 정말 좋은 영화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