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잘 못봤어요.

뭐랄까 주인공에게 극한 상황을 몰아넣는 드라마 보는게 그렇게 편하지 않잖아요....

지안이에게 주어진 상황 모두가 어느 한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하나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었어요.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이야기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살면서 누구나 누군가에게 전했을 한마디 한마디의 의미들이 전해지면서

끝까지 다 보게 됐습니다.

어쩌면 극도로 현실적인 드라마일 수도 있고,

어쩌면 현실같지만 판타지 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고,

누구나 온전히 지안이 같지 않고 동훈이 같지 않지만,

또 어쩌면 누구나 삶의 한 순간 지안이 같은 공격적이고 염세적인 순간을 경험했을테고

또 동훈이처럼 꾹꾹 눌러담아 터지는 걸 잃어버린채 고구마 같은 답답함을 경험했을테죠...

그렇게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 서로를 미워하기도 했을테고

말 한마디 건네는 술잔 하나에 힘을 얻기도 했을 겁니다.

그랬기 때문에,

지안이와 동훈이가 서로에게 전하는 서로의 메세지에 공감하고 눈물 흘리고 

같이 응원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3형제 같은 서로를 긁어주면서 보듬어 주는 형제가 있고

어머니 처럼 내색하지 못하시면서 늘 자식 걱정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기쁘건 슬프건 마치 내일처럼 어깨 한번 치고 소주잔 부딪치는 후계팸같은 친구들이 있고

가슴 아픈 추억하나 간직하고 늘 그 추억속으로 모두를 소환하는 정희같은 친구도 있고

멀리 있지만 한마디 말 한마디로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겸덕같은 친구도 있고....

같이 있지만 서로에게 굶주려 하며 다른 곳에서 속을 채우려하는 윤희같은 마음이 나에게도 있고 그 사람에게도 있을 것이고.....

마지막 장례식 장면에서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개인적으로 얼마전에 친한 친구를 보낸 경험이 있기도 했고...

또 저렇게 조사에 함께 하는 사람들을 보며 지안이가 마지막에 뛰어가는 장면은 정말.....

목요일에 마지막회를 보고 금토 이틀동안만 마지막회를 재방송으로 2번을 더 봤는데

볼때마다 디테일에 감동하고... 

여운이 길게 갈듯하지만 또 일상에서의 행복과 힘을 얻게 되면

나의 아저씨에게 많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고맙다라는 말이,

행복하자라는 말이,

알 수 없는 기운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걸

지쳐버린 나이 40대에 다시 알게 된거 같아요.

모두 행복하시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