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른 변화

 LG는 김영환(195cm)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하지만 그가 던진 3점슛이 림을 돌아 나오고 오리온스 이승현(197cm)의 포스트업을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자 곧바로 김종규로 교체했다. 시작 1분 11초만에 이뤄진 빠른 변화였다. 미스매치를 잃은 오리온스의 공격이 잠시 방향을 잃은 사이 LG는 김종규의 높이와 빠른 발을 이용하는 공격으로 점수를 쌓으며 7-2로 앞서 나갔다. 그러자 오리온스는 이현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현민은 2대2 공격을 주도하며 3연속 3점슛을 성공시켰고 장재석과 멋진 픽&롤도 합작했다. 오리온스는 1쿼터 5분 33초에 13-11로 경기를 뒤집었다.

 1쿼터 중반 두 팀은 다른 색깔의 공격을 전개하며 득점 쟁탈전을 벌였다. 오리온스는 2대2 공격을 통해 점수를 쌓았다. 이현민은 트로이 길렌워터, 이승현과 픽&롤을 많이 시도했고 길렌워터-이승현은 하이-로 공격을 통해 점수를 만들어냈다. LG는 높이와 속도를 활용하는 공격으로 맞섰다. 유병훈과 김종규는 그림같은 앨리웁 덩크를 합작했고 오리온스의 수비가 정돈되기 전 김종규와 데이본 제퍼슨이 마무리하는 속공으로 득점을 올렸다. 혼전이 펼쳐진 1쿼터는 오리온스가 22-20으로 앞서며 끝났다. 

▲ 공격 농구
 2쿼터에도 두 팀의 화력 대결은 계속 됐다. 오리온스의 공격은 리오 라이온스와 이현민이 활약이 돋보였다. 라이온스는 적극적으로 1대1 공격을 시도하며 내, 외곽에서 득점을 올렸고 이현민은 2대2 공격을 통한 돌파로 점수를 쌓았다. LG는 상대의 수비 형태에 따라 방법에 변화를 주는 영리한 공격이 돋보였다. 오리온스가 대인 방어를 쓸 경우 라이온스가 막는 제퍼슨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수비가 지역 방어로 바뀌면 약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을 통해 커트인 득점을 만들어냈다. 두 팀은 2쿼터 6분 27초에 33-33으로 팽팽히 맞섰다.

 오리온스는 LG 제퍼슨을 막기 위해 라이온스를 빼고 길렌워터를 투입했다. 그러자 LG는 제퍼슨을 빼고 크리스 메시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쿼터 후반은 길렌워터와 메시의 1대1 대결이 많이 펼쳐졌다. 길렌워터는 페이스업, 메시는 포스트업 위주의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길렌워터의 중거리슛, 돌파는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고 메시도 골밑까지 밀어 붙이지 못했다. 서로의 수비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벤치와 코트에서 팽팽한 대결이 펼쳐진 2쿼터는 LG가 39-38로 앞서며 끝났다.

▲ 속공
 3쿼터 초반에도 두 팀의 공격 색깔은 달랐다. 오리온스의 공격은 이승현을 중심으로 전개 됐다. 이승현은 자신을 막는 LG 문태종(197cm)을 상대로 계속해서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그리고 도움 수비가 오는 방향을 본 후 영리하게 패스를 선택하며 허일영의 3점슛, 길렌워터의 골밑슛-중거리슛 득점을 만들어냈다. LG의 공격은 내, 외곽-속도의 조화가 돋보였다. 문태종과 김시래는 3점슛을 꽂아 넣었고 제퍼슨은 풋백과 속공 마무리를 통해 득점을 올렸다. 3쿼터 4분 2초에 오리온스가 52-51로 근소하게 리드했다.

 3쿼터 중반 LG는 벤치에서 쉬고 있던 김종규를 다시 투입했다. 207cm 선수가 자신을 막자 이승현의 포스트업 시도는 크게 줄어 들었다. 그러자 오리온스의 공격이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의 1대1 공격, 이현민(한호빈)과 이승현의 픽&롤 시도가 있었지만 LG의 높이에 부담을 느꼈는지 득점에 실패했다. LG는 수비의 성공을 제퍼슨이 마무리하는 속공으로 연결시켰다. 너무나 빠르고 위력적인 속공이었다. LG는 3쿼터 7분 22초에 60-52로 달아났다.

 오리온스는 라이온스의 3점슛이 들어가면서 득점 정체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라이온스의 1대1 공격, 한호빈의 룸서비스에서 파생된 이승현의 자유투로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LG도 제퍼슨의 돌파, 김종규의 자유투와 버저비터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쌓으며 더 이상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3쿼터는 LG가 66-61로 앞서며 끝났다.

▲ 구심점
 4쿼터 초반 오리온스는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라이온스의 버저비터 3점슛, 이현민의 플로터슛, 임재현의 점프슛으로 점수를 쌓았지만 그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구심점 없는 오리온스의 공격은 위력이 떨어졌다. 반면 LG의 공격은 뛰어났다. 수비 성공을 빅맨이 마무리하는 속공으로 연결시키며 쉽게 점수를 쌓았다. 하프 코트에서 펼쳐진 제퍼슨-김종규의 하이-로 공격, 김영환의 2대2 공격 역시 훌륭했다. LG는 4쿼터 4분 48초에 80-68로 달아났다.

 오리온스는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를 지역 방어로 바꾼 것이다. 이 변화는 효과가 있었다. 오리온스는 연속으로 수비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길렌워터-이승현의 하이-로 공격, 길렌워터의 포스트업과 팁인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 종료 3분 25초전 74-80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오리온스의 지역 방어는 LG 제퍼슨의 움직이면서 공을 받은 후 이뤄진 2번의 포스트업 득점으로 깨졌다. LG는 경기 종료 59초전 김종규의 속공 덩크슛을 통해 90-79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 지었다.

▲ 미친 존재감
 LG는 높이와 속공을 앞세워 강적 오리온스를 격파했다. 김종규가 지키는 LG의 골밑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다. LG의 높이에 위축된 오리온스는 페인트존에 쉽게 들어오지 못했고 그로인해 외곽에서 겉도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 날 LG는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하는 수비를 앞세워 오리온스에게 15개의 턴오버를 유도해냈다. 그리고 공격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며 13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 김시래와 유병훈이 전개하고 김종규와 제퍼슨이 마무리하는 속공은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다.

 오리온스의 득점 기계 외국인 듀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는 34점 15리바운드를 합작했다. 하지만 실제 활약은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길렌워터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LG 제퍼슨의 돌파, 메시의 포스트업을 요령있게 잘 제어했다. 하지만 공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9점을 넣었지만 전체적으로 외곽에서 겉도는 느낌이었고 공격의 구심점도 되지 못했다. 라이온스의 공격은 길렌워터보다 좀 더 매끈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LG의 제퍼슨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