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그 시절을 몰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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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했는지 모르겠네요.
50대 이상에서 저희들에게 했던 얘기는 "니들이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아) 몰라서 그래" 라는 얘기가
가장 핵심입니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박정희 시대의 공과 과는 분명히 인정하는 편이고,
(물론 프레이저 보고서같이 통째로 부정하는 부류의 움직임도 있긴 했습니다.)
그 시대에 가난이 해결되었다는 것 당연히 인정합니다. 대신에 과도 같이 인정해달라고 하였으나
대체로 공에 비해 과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폄훼되었습니다. 모 대학 교수는 공7과3 이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일단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더라도 가치 판단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이 부분은 차치하기로 하겠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장년층의 논리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박정희는 일단 적극적 친일파였다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습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치욕스러웠던 시대 중 하나가 바로 일제시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럼 그 시대의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박정희도 박근혜도 대통령은 절대로 되어서는 아니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제시대에 사셨던 분들은 이제 대부분 돌아가셨기 때문에 없는 조상들을 위해 표를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
비슷한 논리로 우리도 어른들의 시대를 부정하면 그만입니다. 먹고 살아야 역사도 있는거지만
이미 먹고 살만해졌으면 역사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한반도에 있었던 국가중 가장 강력한 국가인데,
여기서 더 얼마나 먹고 살만해져야 역사를 돌이켜 볼 수 있을까요?
제가 배고파보지 못해서 배고픔을 이해 못해서 투정부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네요.
어제 읽은 프로이트의 책에서 실수란 의식 혹은 무의식의 발현인 경우가 많다라고 하더라구요. 박근혜의 입에서 튀어나온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이 부분은 실수지만 분명히 본인의 의지를 국민에 천명한 부분입니다.
대통령 후보가 당연히 대통령이 되려고 나온 것이지만 여당의 정책적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본인이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했다는 말을 여당대표가 하는 인지부조화 속에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나중에 한 30년쯤 후에 혹시 자식이 생겨 자식이 누구를 찍어야 할 지 몰라 방황하면
딴건 몰라도 새누리당에게는 투표하지 말라고 꼭 얘기해주려구요.
아이가 제게 왜냐고 묻는다면 "니들은 그 시절을 모른다. 이명박근혜 시절을" 이라는 한마디를 하면서 말이죠. ㅎㅎ
어쨌거나 저는 박근혜의 애국심 아니 효심 만큼은 인정합니다. 부디 그의 아버지가 꿈꿨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본인 개인적인 삶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왔으니 좋은 나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주기 바랍니다.
재벌, 보수언론, 관료 이 3개 집단만 견제하면서 그가 좋아하는 말처럼 "여야가 잘 합의하면" 정말 좋은 나라가 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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