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없는 생각.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삶의 자세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것이고. 심지어 '실천하지 않는 앎은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격언?  까지 전해져오고. 말이죠.

그런데 실천은 누구나 쉽게 이루는 것인가.

실천이 미흡한 이유는. 단순히 자신의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을테고. 자신에게 돌아올 부담이 너무 커서일 수도. 때로는 지금까지 내가 행해왔던 것과는 다른. 낯설음. 어색함 때문에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살면서 자신의 행동과 생각이 일치하지 못할 때.  그 괴리감을 자신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해결하는 경우들을 보자면.

자신의 행동이 생각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모순점을 찾으려는 순수한 의도일 수도 있고.  혹은 단순한 자기 합리화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바람직 하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가슴이 답답한 일이지요.

'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말 입니다.

그만큼 행동하기란 어렵고. 행동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듬뿍 인정받아야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겠지만.

과연 누구나 민주/진보세력이라며 자청하는 사람들처럼 행동할 수 있는 걸까.

자기 마음을 쉽게 속이고. 거짓을 밀하는 사람도. 많은 이 땅에서. 그런게 현명한 처세라고 몰아가는 세상에서.

안락함만을 누리기 위해 일말의 양심 마저 잊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많지 않습니까.

의식. 사상. 생각의 행동. 실제로 행동이 부족하지만. 마음마저 썩고 변질되지 않기위해 스스로를 자책하고 고뇌하고 애쓰는 삶.

행동하는 사람. 마음은 있지만 행동하지 않는 사람. 마음도 행동도 없는 사람이 섞여 살고.

마음속에서 뭐가 옳은 줄은 알고 있다면 그런 적잖은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진정한 현실사회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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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부질없는 논지로도 들릴지라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선뜻 부조리를 깨고 나가는 사람이 주를 이룬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지 못한 세상속에서  '실천' 이 그렇듯 '생갹' 또한  중요한 보루가 아닌가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굳건히 지키고.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행동할 수 있지만. 생각을 놓쳐버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더럽고 겁 많은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괴로워하며 깨끗함을 바라는 소망만은 포기하지 않는 것.

실천하지 못한다고 해서 결코 생각마저 버리지는 않는 양심. 행동하기 망설이는 양심들. 하지만. 때에 따라 작은 실천을 보이는 이들을. 아우르지 못하고 깎아내리기만 한다면. 진보의 발언은 대중들과 점점 멀어지게 될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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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책 정리를 하던 도중. 이윤기의 <두물머리>를 근 반년 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의 맨 마지막 에피소드인 <울도 담도 없는 집>은 등대지기에 대한 것입니다. 

화자는 청년시절. 등대지기에 덧씌워지곤 했던 고결한 이미지에 대해서 언급하더군요. 

자신이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 우등상으로 받은 작은 영한사전의 속표지에도 등대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거기 쓰여 있던 ' 희망은 창공에 두고 실천은 계단에 두자'  라는 글귀가 제  머리에 남았습니다.

소시적. 종종 참가했었던. 사회/정치/문화를 탐구한다는 몇 개의 모임에서. 

우리의 대화와 참여는 사회적인 실천에서 유리된 채 향유와 참여. 투명한 인식에 대한 환상만을 심어준다는 얘기를 열을 내 가면서 나누곤 했었지요.

그 당시 저는. 이런 말을을 늘어놨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듯 엄청난 부패와 기만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하기만 한 걸까.

<참여연대>에 가입하자. 총선시민연대다 뭐다 해서 시민운동의 권력화네 뭐네 떠들어 댔지만. 대한민국 최대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회원수는(당시) 1만 명에 불과하다. <인물과 사상>의 구독자 수가 겨우 1만여 명이라는 것과도 관계가 있을까. 언제 <참여연대>의 문건을 보고 기가 막혔다.

1만 명이 최소 1만 원씩만 내는 상황에도 이 단체는 재정적인 자립을 이루는 셈이다. 알고 있었나.  단지 한 달 1억 원만으로  버텨온 거라고. 아니. 이대로 1억 원만 달마다 확보된대도 기쁘겠다는 말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변호사로 지냈던 이 시절. 한 달에 얼마의 급료를 받고 일해왔는지. 사람들은 지금 시점에서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이것도 내키지 않는다면 월간 <인물과 사상>이나 격월간 <아웃사이더>를 구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 3만 원이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도 많고. 특히 논술 교재로는 최고라고 여긴다.   같은 의견들을. 고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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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한 이런식의 참여와 방법에 대해 어떤 진보들은 준열하게 비판 할지도 모릅니다.

진보적인 매체를 접하고 적당히 진보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자기 최면과 자기만족으로 사는듯한 이들에 대해서도.

하지만 펑키즌님과 같은 비판과 한탄이 '다 접어두고 포기 해라' 를 의미하는건 결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것만으로 끝나는 게 결코 아님을 똑똑히 알고 있으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물론 작은 실천으로는 오래 묵혀온 부끄러움을 단번에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 하지 않는다면. 내가 우리가 예전에 했던 말과. 믿음에 대해. 너무도 부끄러울 겁니다.

깨어있다고 생각치 않지만.

최소한 부끄러움만은 알고 살아가려는 시민으로서.

때론 우로 오해받고 때론 좌로 오해받으면서. 이리 저리 내몰릴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