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시원스런 조망의 노틀담 성당 언덕을 내려와 향한 곳은,

Mucaweng (무카웽이라 읽어야 하는지... 모름)이라 부르는 사설 식물원.

실은 바닐라 농장인데 겸사겸사 투어 장소로도 써먹고 있다고.




무슨 간판이나 출입구 같은 것도 없다.

별 지식이 없어도 동물은 움직이는 걸 지켜보는 재미라도 있지,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식물원 구경은 쉽지 않은 일 같다.

DC 식물갤의 현자들은 기뻐했을지 모르지만.

그냥 이런저런 식물 사진으로 대신.










나무에 기생해서 덩쿨처럼 타올라가고 있는 녀석이 바닐라라고.




코코아 열매.

아직 덜 익어서 깨물어봤자 소용없다고.




카카오 열매.




아따, 그녀석 눈망울 참 크기도 하다.




뭔지 모름.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100대ㅋㅋㅋ




초록색 '꽃'.




저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살아간다는데, 뭐지?













크지 않은 농장 내부를 대충 돌고 나니 바닐라 차를 조금씩 따라준다.

진짜 바닐라 향을 맡아보니, 평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바닐라 향수에서 맡는 향이 얼마나 화공약품 쩌는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오전 반나절 동안 진행되는 길지 않은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는,

아마도 이 투어 전체의 하일라이트라 해도 좋을,

Jokin 절벽.




오오오, 푸른색 대박~~~

몇 시간 전 올랐던 노틀담 성당 언덕에 내려다본 조망 기억 나시는지?




우리가 움직인 거리라든가 그런 걸 감안해 생각해보면 여기서 정면에 삐죽 나온 곶 저편이 바로 우리가 도착한 그 지역 아닐까 하는 추측.
 



우리 투어는 값싼 후딱후딱 상품이라 저렇게 절벽 아래까지 내려가서 직접 바다에 뛰어들 기회 따위는 없다ㅠㅠㅠ




절벽 끝내주고 바닷물 끝내주는데,

아쉽게 다양한 시야에서 조망할 기회를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마침 먹구름이 꽤 몰려오는 바람에 아까처럼 눈부싳 햇빛에 빛나는 바다를 구경하지 못했다는 것도 조금 아쉬운 일.




우리 숙소 앞 바다도 참 좋긴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면 저런 바닷물 속에서 멱을 감든 스노클링을 하든 다이빙을 하든 해봐야 하는 건데ㅠㅠㅠ




절벽을 감싸고 있는 만에서 눈을 조금만돌리면 저런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절벽 확대해 보고,




물 확대해 보고,




요트 확대해 보고.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것뿐ㅠㅠㅠㅠㅠ




시야의 한계로 몇 번을 다시 찍어도 거기서 거기인 풍경일 수밖에 없는데,

올림푸스 펜 + iPhone 4S + 후지 똑딱이의 조합으로 난사해 보았다.

구별해 보시라.






















이렇게 하여 4시간 여에 걸친 주마간산 섬 북부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다.




일단 레스토랑으로 ㄱㄱㅆ~

어제 그 꼴을 당했던 그 레스토랑.

점심 메뉴는 멜라네시아 전통 음식인 부냐Bougna.

이곳에서는 무슨 행사때만 먹는 나름 잔치용 음식이라고 하는데,

닭고기 또는 생선을 커다란 잎파리에 싸서 국물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삶아내는 요리라고 한다.

조리 시간 때문에 24시간 전에는 예약을 해 두어야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3.3/1人 수준이니 만만찮은 편.




두둥~~

도무지 그 맛을 짐작할 길이 없는 음식이 나름 더운 지방 특유의 원색 장식과 함께 등장.

윽, 그런데 마주앉은 마나님의 표정이 심상찮다.




'혼자 맛있게 다 드셔, 난 들아가서 (아침에 뷔페에서 꿍쳐둔) 계란이나 먹을란다' 하고 쌩~ 하셨다-_-;;;;;;;;;;




카메라에 있는 뽀샤시 장치를 이용하여 다시 찍어보지만 솔직히 그리 맛있어 보이는 때깔이 아니긴 하다-_-




닭고기를 좋아하는 우리 어린이도 한 두입 먹더니 지 엄마를 따라방으로 쭐레쭐레.

어쩔 수 없이 닭고기 3인분을 혼자 처치하느라 쓰러질 뻔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슨 맛이길래 그러냐고요?

그건 비밀.

(혼자만 당할 수는 없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