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일째.

뉴칼 여행의 하일라이트인 소나무 섬.

아시다시피 뉴칼을 서양에 처음 알린 이는 영국의 쿡 선장. 그가 자신의 고향을 따 이곳을 뉴 칼레도니아라고 불렀다.

이곳 역시 쿡 선장이 온 섬에 울창한 소나무를 보고 '소나무 섬 Island of pines'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데,

후에 이곳을 접수한 프랑스 땜시 현재 이곳의 공식(?) 명칭이 '일데뺑Île de pins'이 된 것.

물론 그 전부터 살던 멜라네시아인들이 부르는 이름은 따로 있으니 이곳 최대 부족의 이름을 따 꾸니Kougny 라 한다.

다음 글쯤에 나올 텐데, 이곳을 방문하는 이는 누구나 가게 되는 바로 그 유명한 레스토랑 이름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그냥 '소나무 섬'으로 적겠음.)


뉴칼 여행을 한다면서 이곳을 빼놓는 우를 범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애초부터 이곳이 진짜 목적이니까.




4박 5일 동안 (실은 이미 1박은 했지만) 머무를 르 메리디앙 호텔의 우리 방. 2층이다.




소나무 섬 여행의 가장 중요한 컨셉은 '최대한 느긋하게'.

아홉 시를 한참 넘겨서 아침을 먹으러 출동.




2층 빌라 형태로 된 우리 방은 여기서 가장 싸구려-_-;고,

저렇게 독채로 된 스위트 룸이 훨씬 고급.




울창한 야자수 사이로 로비 및 식당 건물이 보인다.




ㅎㄷㄷ한 숙박료에 비해 아침 뷔페 메뉴는 뜻밖에 조촐해서 처음에는 경악스러웠는데...

일단 식당 바깥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이 바뀐다.







바로 앞에 이런 데를 두고 앉아서 밥을 먹는데 소태를 씹은들 어떠하리.




해안을 따라 주욱 늘어선 저 키큰 나무들이 바로 이 섬을 대표하는 '소나무'.

쿡 선장이 왜 이곳을 소나무 섬이라 불렀는지 이해가 된다.




메리디앙 호텔이 자리잡은 이쪽 해안은 오로Oro 灣이라고 부른다.







저런 데서 평상 깔고 디비지면~

아, 무릉 도원이 따로 있을소냐~~~




대뜸 노를 집어들더니,

또 땅파기부터 시작하는 어린이-_-;




어제까지 있었던 Drehu 섬의 바다가 하늘과 자웅을 겨루는 파란 빛이었다면,

오늘 소나무 섬 오로 만의 바다는 소나무를 닮은 푸른 빛.


카메라를 들고 360도를 빙글빙글 돌며 난사, 또 난사~~~

그 덕에 중복이 산더미지만 뭐 어떠하리ㅋ














































이곳 오로 만 바다의 놀라운 점 또 하나,

해변에서 바다 쪽으로 몇백 m를 걸어들어가도 수심이 전혀 깊어지지 않는다는 것.




중간에 바닥색이 조금 달리 비쳐보이는 구역에는 이렇게 해초가 만발해 있다.




심지어 이렇게 얕은 물에서조차 저렇게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고.













이런 얕은 물에서 우리 같은 여행객들이 각자 취향대로 카누, 카약, 각획선 같은 각종 놀이를 즐기고 있다.

우리도 질세라 동참~




마나님이 기운차게 노를 젓고,







남편은 그 옆에서 열심히 셔터질 셔틀을ㅋㅋㅋㅋ




어린이는 아직도 그제 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듯. 한사코 배에는 안 타려고 고집을 부리고.




갑자기 수건을 벗어던지는 마나님.




어린이는 해변에 던져두고 기운차게 노를 젓기 시작하더니만.




저기 보이는 바위까지 한바퀴 돌고오셨다.

내한테는 위험하니 가지 말라 해놓고서-_-




남편도 가오가 있지, 질세라 노젓기에 나선다.




아, 근데 노젓기 보통 힘든 일이 아니구먼-_-;;

저 보트가 과연 바위를 향하고 있는 건지 멀리서 마나님의 시점으로 보면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ㅋ




해양스포츠가 그닥 발달하지 않은 우리 관점으로는 올림픽에 '배'와 관계된 종목 수(금메달이 40개라 했던가)가 터무니없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불만이 당연한데,

이런 보트놀이를 즐기는 양넘들 관점에서 보면 땅에서 달리는 만큼 물에서 노 젓는 게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중간에 한 길 넘는 수심의 물이 있긴 한데, 뜻밖에 저 바위 주변 수심은 또 얕다. 그렇다고 거기 내려서 놀 만한 배짱은 없었지만.




아구, 되다ㅠㅠㅠㅠㅠㅠ 시속 3km 나 나왔을까?ㅋ

올림픽 조정/카누/카약에서 노젓는 근육덩이 괴물들이 모는 배의 속력을 보신 적이 있는지?

이곳에서 올림픽 시청을 하다보니 저 종목 중계는 정말 지겹게 보게 되었는데,

물 위 정지상태에서 출발하여 100m를 17초에 주파한다.ㄷㄷㄷ

여기서 지금 100m 17초에 뛸 수 있는 분 손~~?ㅋ




오오, 아빠가 장도에 오른 사이 어린이가 빈 카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주변 눈치만 보면서 이리저리 만지작 만지작...




아빠가 돌아오고 나니 자기가 물에 안 빠지게 뒤를 계속 지키라는 주문과 함께 노를 젓기 시작~










영차, 영차~

큰돈 써가며 여기까지 끌고온 보람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다.ㅋㅋㅋ

이상 럭셔리 호텔에서 오전 나절 물놀이한 이야기.


점심 이후 스토리는 점심 먹고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