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원래는 점심 먹은 얘기에 자연 풀장 다녀온 얘기까지 진도를 빼려 했는데,

음식 사진을 보니 괜히 식욕이 땡기면서 글쓸 의욕이 스리슬쩍 사라져 버렸네요.-_-;;;

하여 맘마 먹은 얘기만 간단하게...





쳐다보고만 있어도 럭셔리함이 느껴지는 곳에서 느지막하게 아침 먹고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점심 예약을 해두었는데 막상 시간대는 정하지 않았던 게 기억난다.

그쪽에서도 묻지 않았던 걸 보면 아무 때나 가도 상관 없겠지-_-;;;


소나무 섬에서 첫 점심 장소로 예약해둔 곳은,

이곳에 온 관광객은 누구나 방문하다는 명소, 쿠니 레스토랑.

앞서도 언급했지만 소나무 섬에 사는 가장 큰 부족의 이름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메리디앙 호텔 정문에서 숲속 오솔길을 꽤나 헤맨 끝에야 찾아낼 수 있는, 딱히 설명하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이지만,

우리가 놀던 바다 쪽에서는 그냥 바닷길로 걸.어.서. 가면 금방이다. 바로 위 사진 중간 오른쪽 푹 들어간 부분.

메리디앙 투숙객이 아니면 이 바다가 얼마나 얕은지 모를 것이므로 이것도 나름 특권?ㅋ




호텔에서 빌려온 이런저런 스노클링 장비를 바닥에 질질 끌고 출발.

(호텔에서 저런 거 담을 커다란 그물 가방도 빌려준다는 사실을 이때는 몰랐다-_-;;;)




저기 보이는 작은 사다리계단을 올라가면 있는 방들이 메리디앙 호텔 최고가 스위트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이라 가격도 ㅎㄷㄷ.




저 방에서는 아마 이런 전망?




한참 밀물이 차오를 때라 어린이 허벅지까지는 물이 올라온다.




'난 다리가 길어 긴 치마가 잘 어울려' 하며 사두었던,

태국에서 구입한 보라색 긴치마가 젖을세라 조심조심,

그러고보니 2003년에 사서 애지중지 아끼던 물건인데 이제 많이 낡았다며,

저거 사러 태국 한번 또 가자는데... 쿨럭-_-?




이러구러, 목적지 쿠니 레스토랑에 도착.

호된 가격을 자랑하는 식당이지만 보시다시피 시설이라고 할 만한 건 전무한 수준.

두 시 남짓한 느지막한 시간이라 손님 상당수는 이미 물러간 후.




이미 한바탕 사람이 휩쓸고 간 자리를 배고픈 갈매기 한 마리가 뭐좀 먹을 거 없나 기웃거리고 있다.

여기 갈매기넘들,

주둥이가 고급이라 바게뜨 빵은 쳐다보지도 않는다.ㅋㅋ




우리보다 조금 먼저 도착한 팀이 한참 점심을 즐기고 있는 듯.




프랑스령 아니랄까봐 일단 바게뜨빵에 파파야 채썬 것과 이런저런 야채가 섞여 나온 샐러드로 시작.




어린이용으로 따로 주문해둔 치킨 세트.

원래는 우리와 같은 메뉴로 주문해주고 싶었는데 본인이 거부했다.

밥팅이ㅋㅋㅋ


소나무 섬에서, 어쩌면 뉴칼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인 이곳이 왜 유명하냐고요?


가격도 만만찮고,

적어도 하루 전 예약을 안 했으면 가 봤자 소용 없으며, (운 나쁘면 예약을 했어도 '오늘 장사 안 함'하고 그냥 닫는 수도 있다고ㄷㄷㄷ)

프랑스어 외엔 대화가 안 되고 (이건 옛날 얘기, 요즘은 간단한 단어 위주로 영어도 쓴다),

카드 결제 안 되고, 달러나 유로화도 안 받고 오로지 XPF만 받는,

여러 모로 식당 이용자 편의를 안 봐주는 이 식당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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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리 때문!!!

1인분에 성인 남자 팔뚝만한 바닷가재 반 마리, 손바닥만한 넘 반 마리, 그보다 조금 작은 넘 반마리를 구워 주는 바닷가재 구이.




아, 먹기 전에 얼굴 크기와 비교샷을 하나 남겨둘 걸, 아쉽다.

근데 막상 저 접시를 보고 나면 딴 생각을 겨를이 없다.

빨랑 돌~격~을 외치고 물어뜯어야지ㅋㅋㅋ




만면에 흐흐흐흐흐.....

이곳이 오직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이유는,

주인 양반이 당일 아침 배를 타고 나가서 딱 전날 예약 받은 수만큼의 가재만을 잡아오기 때문이라고.

그러므로 제아무리 맛있어도,

'이모, 여기 바다가재 추가요~~'는 애시당초 불가능.




맛도 맛이지만,

내 살면서 저 쫀득한 바다가재 살을 한 주먹 쥐어뜯고 한 입에 처넣고 우걱우걱해 본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해보면,

나름 감격스럽기 서울역에 그지없다.

아흐~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과연 서울에서 이 비슷한 가격에라도 저 덩치의 가재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지 생각해보면 뉴칼 여행에서 빼먹을 수 없는 코스이자, 순간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열대과일로 버무린 디저트로 점심을 마무리.




우리가 해치운 가재 요리 잔해는 갈매기들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저넘들, 바게뜨는 쳐다도 안 보는 이유가 이해되는 순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