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사입니다만, 인테리어 강요행위는 비단 spc뿐만 아니라 주요 프랜차이즈회사들의 고질적 병폐입니다.

일단 저 기사에서 나오는 사측 반응인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에는 쓴웃음을 짓고 싶습니다.

제가 저기에 한두해 근무했던 사람도 아니고, 가맹sv도 했었죠.

분명히 팀장이 각 팀원들에게 각 점포들에 대한 리뉴얼 요구를 했습니다.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리뉴얼 요구가 빈번하고 장비가 추가로 투입되는 제품을 만들도록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하자면 매출입니다.

(뻔한거지만. ㅎ)

근데 이게 문제가 되는게 투하비용은 엄청난데 그게 회수되는 비율이 높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개인의 사유재산을 강제로 밀어버리게 하고 다시 재투자를 강요하는 행위지요.

인테리어를 6-7천 들이면 한달에 감가상각비용으로 110만원정도를 써야됩니다.

확장까지 요구하면 옆점포에 권리금도 줘야하고 보증금, 월세 동반해서 늘어납니다.

그만큼 매출을 늘려서 회수할 수가 있을까요?

15평짜리 파리바게뜨가 30평이 되면 가게세나 보증금은 2배 늘어나겠지만 매출이 두배가 늘리 없습니다.

자신들의 단위점포당 매출10-20% 늘리기 위해서 약자인 상대방에게는 2배이상의 비용을 강요하는 셈이지요.

과거의 파리바게뜨 ROI와 현재의 투자액대비수익률은 현재가 더 낮을겁니다. 매출액이야 늘었겠지만서도.

대형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문제가 되는게 여러면이 있습니다.

정해진 인테리어 업체가 아니면 사실상 의뢰시킬 수 없습니다. 기사에서는 점포자율이라고 되어 있지만 대상이 되는 업체 몇몇이 아닌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한다면 감리비를 평당 얼마씩 쎄게 받죠. 브랜드의 공통된 사양이 아니면 안된다는 논리지만 감시감독하러 오는건 본사거래업체든 다른 업체가 하든간에 어차피 해야만되는겁니다. 그 감리비를 내면 그 자체가 천단위가되는데 말이 안됩니다. (점포가 천개면 감리비로만 백억벌겠네요.ㅋ. 이게 외식업체입니까? 중간 브로커입니까?)

또한 자기들 로고가 바뀌고 간판 사양이 바뀌었다면 교체를 해줘야 맞겠죠. 가맹점더러 5년감가 끝났으니 인테리어 바꾸면서 같이 변경하라고 하는건 억지입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강자가 약자에게서 자기 몫을 더 뜯어내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액수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자기몫이라는 비율의 싸움입니다.

자. 예를 들어 제가 하루 100만원 매출을 올린다고 칩시다. 

비율로 보면 회사에 55만원을 바치고 건물주에게 10만원을 바쳐요. 알바비로 9만원을 쓰구요. 

(초기투자 비용등 나머지 비용은 일단 논외로.)

근데 겉으로는 매출볼륨을 높이자고 하지만 실제로는 볼륨이 높아져도 본사가 가져가는 비율도 높아집니다. <액>은 당연히 늘고 <율>도 늘어난단 점입니다. 그 율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신제품 출시할 때 고원가 제품 출시하는 방법이 있고(예를 들자면 던킨에서 최근 출시된 음료들은 고원가 음료입니다. 마진율 자체가 낮아졌어요. 같은 매출을 낸다고 할때 본사에 비용지급을 더해야됩니다. 본사의 몫이 커진거죠.) 또다른 방법으로는 이 기사에 나오듯 감가상각비나 점포자체의 고정비용을 대폭 늘려서 본사의 몫을 사실상 늘립니다.

이런 구조적으로 고비용을 강요하는 체제입니다. 가게세 오르고 본사에게 납입해야하는 금액 오르고...

그런데 점주들 모이면 알바비 쎄다는 엉뚱한 의견들만 나옵니다.

그거(알바비) 땜에 우리들이 어려운게 아닐텐데...

이런 유형의 문제는 최저임금이나 비정규직 문제하고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강자들(체인본사, 건물주)이 먼저 많이 뜯어가는 비용구조하에서 인간에 대한 비용이 여유있을리 없습니다. 본사는 제조를 외주화하고 간접고용으로 전환합니다.(그래서 배스킨 파업하잖습니까?) 점주들은 알바 줄이든지 아니면 최임 어기든지 할테구요. 부당한 비용이 과다할 수록 점차 비인간적으로 되는것이죠.

우리사회 구석구석 불합리한 고비용체제가 많습니다. 갑을관계에 따른 부당한 금액이기도 하구요.

아마 과징금을 때리면 반성하기 보다는 결국 그 비용 다시금 점주들에게 '만까이' 하려 들겠죠.

윤리경영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았습니다. 본사는 최저비용을 들여서 최대수익을 올리려 하면서 각 점포에게는 사실상 최대비용을 강요해왔습니다. 리뉴얼비용-장비비용 등 다 엄청나게 올랐잖습니까?

이랜드를 겪어본 입장에서 spc정도면 극상위 윤리기업이긴 합니다. 적어도 깡패고용해서 조직적으로 사람 폭행하고, 목사들 동원해서 거짓선동 해대고.. 그렇게까지 하는 막장기업은 아니니까요. 또한 프랜차이즈업체들의 공통된 못된 관행이고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이유도 아직 저 회사에는 같이 입사한 좋은 동료들이 많이 남아있고 이런 사태를 좋은 사례로 개선해낼 역량이 남아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출점과 고원가제품 출시, 리뉴얼 강요 등의 구태를 먼저 벗어내고 떳떳한 사업확장을 펼친다면 당장은 그 짭짤함이 아쉽겠지만 결국은 영속성 있는 브랜드를 여럿가진 회사가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