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에게 돌직구를 날린 스토리가 유행하려는 듯 싶어..

이 유행에 편승하여...

저는 소심해서 함부로 높은 분을 들이받는다거나.. 이런 행동은 못하구요.

신입사원 시절 얘기인데요.

대학 갓 졸업한 후...

아니지... 입사동기들이 12월말~1월초부터 출근하기 시작했으니 졸업식은 올리기 전이었겠군요.

IMF 시절의 험난한 취업전선에서 살아 남아 부푼 꿈(?)을 안고 입사에 성공했던 저와 동기친구들...

하지만 할 일도 없는데 하릴 없이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 선배들의 강압은 입사초기시절 고문과도 같았죠.

특히 입사 직후 열흘 정도는 회사 행정 착오래나 뭐래나... 노트북(PC)도 주어지지 않아...

걍 책이나 읽으며, 상사들 잔심부름이나 하며 시간을 때워야 했던건 참으로 고역이었죠.

일이 있으면 모를까.. 일도 없는데 다들 눈치 보며 일과시간 끝난 후에도 집에 안가고 야근하는 문화가 올곧은 젊은이들의 머리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아... 아니 세상에 이런 비합리적인 일이... 하며 할 일 없는 입사동기들끼리 모여 뒷담화를 나누곤 했었는데...

그중에 특히 혈기왕성한 동기 한 넘이 있었죠.

일도 없는데 강제로 최소 10시까지 야근시키고 휴일에도 출근시키는 회사방침을 제일 못마땅해 하던 친구였는데...

그런 분노의 표출이었는지(?) 그 녀석은 오후 6시가 땡 치기가 무섭게 주어진 야근식권을 들고 회사 식당으로 1등으로 올라가곤 했었죠.

그런 그 녀석의 모습을 며칠간 지켜보던 그 녀석의 사수가 그 날도 어김없이 6시 땡치자 마자 식권을 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행동에 돌입한 그 친구에게 조언(?)을 한 마디 건네더군요.

'이봐 신입사원. 회사 생활이라는건 6시 땡치자마자 저녁 먹으러 가는게 아니야. 윗 사람들이 아직 식사하러 안 갔으면 최소 20~30분 정도는 기다리다가 식당으로 올라가도록 해봐'

그러자 제 친구는 그 말에 이렇게 화답하죠.

'그래요? 그럼 과장님이나 그렇게 회사생활하세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 친구는 뒤도 안돌아보고 식당으로 올라가버린...

역시 우리는 반항적인 X세대라는...

뭐 그 친구는 결국 6개월만에 회사 관두고 학교로 돌아갔죠.

그리고는 대학원 졸업 후 훨씬 더 좋은 직장 들어가서 지금도 투덜대며 회사생활 잘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