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최근에 생긴 술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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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식이 늦게 끝나고 막판까지 남아잇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안겨주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만취한 상태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끔 편의점 습격을 시도 한답니다.
최근만 해도. 매장 안을 세바퀴 정도 돌아 이것 저것 주섬 주섬 고른 끝에
하룻밤사이 작은 편의점 안에서 88900원을 쏴버렸습니다.
안그래도 매달 월급날이 가까워질 수록 파산의 위기를 겪으면서. 말이죠. 씨익.
주위 사람들은 말리면서도
내가 하나씩 물건들을 안겨주면 은근히 좋아하고 또 다음에 기대하는 눈치.
하지만 그들에겐 선택권이 없죠. 오로지 내 기분대로 그 상황에서 주고 싶은 물건을 강제로 안겨주는 겁니다.
다음 날. 간밤의 선물공세에 대해서 나오는 말들을 적어보면.
'아무리 그래도 여자한테 일회용 면도기를 사주면 어떡 해요. 알바생이 절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알아요?'
- 아. 미안. 그럼 다시 줘 내가 쓰게."
'싫어요. 한번 받은건 전 안내놔요.'
'그 때 시준씨가 무척 진지한 표정으로 디스 플러스 한 보루를 사줬어. 난 말보로 레드 피우는데. 오늘 가서 다시 바꿀려고.. '
'난 달랑 바나나 우유 하나였어. 그것도 빙그레는 자기가 먹고 바나나는 하얗다를 주더라니까.'
- 이해하십쇼. 이게 다 애인 하나 없고 공허해서 그러는겁니다.
이런 쓸데없고 남는 거 없는 삽질을 할때마다
다리 정강이를 걷어차서라도 옆에서 바로 잡아줄 애인이 필요한걸까요.
아. 여자 친구가 생겨야할 이유가 또 생겼구나. 얼떨결에..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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