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알거나 들어보고 불러봤음직한 노래 따옥이

어느 평안도 출신 시인이 작사했다나

그 노래를 부르거나 들으면 도저히 애들 노래 같지가 않다.

배경이 일제시고 정말 암흑같은 시대여서 그런가. 정말 즐겨 불렀는데도 부를 때마다 음산한 기분이 드는 노래


근데 그 노래를 가끔 내가 가진 악기로 연주하곤 하는데 그 악기만큼 따옥이라는 노래를 잘 소화하는 악기는 없는거 같다.




2,

가끔 집근처 공원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그럼 영락 없이 병아리, 강아지들이 몰려든다

초딩들, 여중 여고생들

난 그들을 위해 동요를 연주해주기도 하고 가끔 그들은 노래로 화답하는데

"누희들 이거 처음보니??"

"네"

"이게 아코디언, 어른들은 손풍금이라고 한 악기란다"

아이들은 그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들고 댕기는 악기가 피아노 못지 않게 곡을 만들어주는 것도 신기, 처음 본 물건에 신기




3. 대동강에 제너럴 셔먼호가 들어오고

외세와 외래문물이 이땅이 들어와 그중 많은 것들이 이땅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때론 우리들을 옥죄기도 한거 같다.

그런데 서양문물 중 아코디언 만큼 우리 삶의 문맥에 들어와 우리와 호흡하고 우리를 어루만져 준것이 있을까 싶다.

문물에 한정하지 않고 문화,제도, 이념등으로 범위를 넓혀도 말이다.



4. 벽지에서 난 학교를 다녔다, 피아노 구경도 못했다.

음악수업 아코디언으로 연주가 흔했다. 그런데 그 때 교과서엔 단조풍의 노래가 흔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교과서가 개편되면서 단조풍의 노래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티비에서 창작동요란 것이 들려왔다.

"바람이 머물고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노을이 젖어드는 둥근 섬마을"

이북냄새도 나고 왜색도 나는 동요대신에 뭔가 자리를 대신해서 들어오고 있었고 난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학교 아니 핵교에선 더이상 아코디언을 볼 수가 없었다.



5.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서울을 가는데 말타고 간댄다 얼마나 시대배경이 엣날이었으면 이런 엣날 동요말고도, 갈대의 순정, 울고넘는 박달재 뽕짝을 너무도 아니 독보적으로 잘소화해주었던 악기 아코디언

이제 젊은 사람중에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고사하고 그것을 볼 때 처음 , 난생 처음 봤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보면서 난 아무런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이 없다.

아코디언만큼 우리 삶의 문맥과 맥락에 잘 들어온 악기와 서양문물이 없다지만

더이상 아코디언이 우리 정서를 대변하는 시대는 없었으면 하기에.


가끔 돌아가신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골방에서 아리랑을 아코디언으로 연주를 하곤 한다.

아리랑이란 민요를 아코디언만큼 애절하게 소화해내는 악기가 있을까 애끓는 감정, 회안의 기분과 정서 정말 잘소화하고 표현해내는 악기

그런데 정말 난 아코디언은 이제 골동품이 되어가는게 좋지 않나 싶다. 아코디언과 씨름할 때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사람이지만 아코디언을 즐기는 소수만으로 족한 세상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