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주로 소)의 가죽으로 신 종류를 만드는 사람, 직업의 명칭...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네이뇬에 찾아보니 '거죽은 비단이나 안은 가죽을 받친 데서 갖바치란 이름이 생겼다.'라고

하는군요.

이 단어를 왜 갑자기 꺼내냐면... 저도 조선왕조오백년 드라마 얘기가 나오다보니 생각이 난 건데요...

인수대비의 죽음까지를 다룬 '설중매'가 대히트를 친 이후에, 그 후속타는 정난정의 이야기를

다룬 (즉, 중종반정에서부터 명종 중반까지) 걸로 '풍란'이였습니다. 설중매의 히트를 잇고자

또, 다시금 여자가 주인공이 되다보니 (이후에도 인형왕후나 한중록, 명성황후를 보면 여자가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네요. 시청률에 그게 낫겠다 싶었겠지요.) 이름도 비슷한 맥락으로

지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튼~~~ 서론이 깁니다~~~

이 '풍란'의 첫 부분은 왠 아녀가 곤경을 당했는데 산 속에서 갖바치 (이정길씨가 분하셨습니다)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벼슬아치의 눈에 띄어 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나중에 그 여자가

낳은 딸이 바로 정란정(김영란 분)이 됩니다. (정란정은 문정왕후를 등에 업고 세도를 부리던 윤원형의

첩실입니다. '여인천하'에서는 강수연씨가 분했져)

이때 갖바치라는 걸 처음 알게 됐죠. 백정처럼 짐승의 고기를 다루기 때문에 백정만큼이나 천한 대접을

받는, 혹자는 그래도 백정은 고기가 입에 들어가는 거지만, 갖바치는 발 밑에 있는 걸 만드니 더 천한

취급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이 갖바치가 궁중에서는 딱히 역할을 하지는 않는데 차분하고 학식이 깊은 역으로,

양반들이 종종 찾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국딩 마음에 저 사람은 누구인데, 이정길이라는 유명 배우가

연기하고, 또 왜 저렇게 자주 나오나, 저 사람이 나중에 뭘 하나... 이랬는데...

얼마 뒤부터는 드라마가 재미없어져서 별로 안봤더니만 어떻게 된지를 끝내 알지 못했다지요.

나이 들어서 책을 읽어보니 아마도 그 갖바치는, 인종이랑 관련이 있었던 건 아닌가 싶네요. 중종의

아들이며 총명하기로는 돌도 안지났는데 말을 하고 글을 읽었다는 신동이었지만, 태어나자 마자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인 문정왕후의 등쌀에 시달렸다고 전해지는... 어질고 총명한 사람이었던지라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6개월만에 죽은... 인종이 왕이 되면 파격적으로 등용할 인재가 3명이 있었는데 그 중에

지혜로운 갖바치가 있었다...라는 야사 한 절을 보고는 이정길씨가 연기한 갖바치는 아마도 저 사람이

모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