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사진을 올리면서 양으로 음으로 많은 문의를 받았습니다. 한 줄 요약하면,

'대략의 견적은???'

인데요. 이번 글은 특별한데 방문한 게 아니라 그냥 이동하는 이야기이니 여행 준비하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나중에 총정리로 한번 더 올릴 생각도 쪼금은 가지고 있네요. ㅎㅎㅎ


1. 총 여행일 수 결정

인천-누메아를 연결하는 직항(도쿄 경유편도 있긴 합니다만 여기선 직항을 기준으로 합니다)은 일주일에 두 편 있습니다. 월요일과 토요일.

어느 경우든 인천->누메아는 10:30분발, 누메아->인천은 00:05분발이므로, 여행 일정은 대부분 다음 셋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1) 월요일 출발, 토요일 도착 4박 6일
2) 토(월)요일 출발, 토(월)요일 도착 6박 8일
3) 토요일 출발 월요일 도착 8박 10일
(물론 월요일 출발, 다음 주 토요일 도착이라는 11박 13일도 가능합니다)

1)은 엄청난 경비에 비해 일정이 너무 촉박하므로 어디서 공짜로 가는 껀수가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혼여행으로 가는 분들 대부분은 2)의 일정으로 갑니다.
저희도 애초에 그리 정했다가 '까짓거 거기까지 가는 김 이틀 더 쓰자' 하면서 3)으로 변경했습니다.

어쨌든 국제선 항공요금은 그 지역이 성수기(12-2월)인가 비성수기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대략 150-200 선일 겁니다.

뉴칼 지역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행사가 있으니 그쪽에 맡기는 게 가장 속 편합니다. 오히려 그쪽이 더 저렴할 수도 있고요. 쥐고 있는 표가 있을 테니. 대신 출발 4-5개월 전에 예약 및 결제를 마쳐놓아야 합니다.


2. 방문할 지역 결정

어떤 일정을 택하든 간에 한국에서 떠나는 여행자가 방문하는 지역은 대체로 빤합니다.




1) 누메아(본섬의 남동쪽 구석). 국제공항이 여기 뿐이니 당연한 일이겠죠? 누누히 강조하지만 '누메아에 머무는 시간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2) 누메아에서 동남동쪽에 있는 일데뺑.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지역이야말로 뉴칼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라 해도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주장하자면 며칠이 되었든 '누메아에서 보내는 어쩔 수 없는 일정을 제외하면 여기에 올인해도 좋다'입니다. 단 이쪽 물가는 ㅎㄷㄷ하므로 돈이 무한히 많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ㅠㅠㅠ

3) 르와요떼 군도. 뉴칼 본섬 북동쪽 위에 모여 있는 섬들로 주요 섬은 우베아, 리푸, 마레 셋입니다. 시간 여유가 허락한다면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개성적인 자연 환경을 뽐내는 지역이지만 총 일정이 6박 이내라면 일데뺑에 올인하심이 좋겠습니다. 저희는 8박 일정이라 저 셋 중 한 군데만 찍어서 추가로 다녀왔네요.

4) 뉴칼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유명한 '하트'



는 본섬의 서북쪽 끄트머리인 보Voh 라는 지방에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이 지역을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관광상품은 없고요, '꽃보다남자'에서처럼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휙 둘러보는 방법만 가능한 걸로 압니다. 헬기를 이용하는 비용은 대략 300만원/1人. 못 간다고 보심 된다는 말씀.

실제로 현지 여행사 분들도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어차피 가지도 못할 지역을 왜 대표 이미지로 내세워서 사람들 바람만 넣느냐고.


3. 점(숙소)과 선(교통편) 결정하기

2)의 6박 8일 기준으로 일정을 잡아보지요. 제 추천은 누메아 1박+일데뺑 4박+누메아 1박입니다.

역시 두 가지 방법을 동원할 수 있겠습니다.

1)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직접. 국내선 항공권은 현지 항공사 홈페이지 http://www.air-caledonie.nc/index.php?lang=en 에 접속하여 구입하고 숙소는 hotels.com 이나 expedia.com 을 통하여 예약합니다. 여기서 웬만하면 숙소와 공항을 연결하는 교통편도 옵션으로 같이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교통편 비용이 매우 속쓰린 수준이긴 한데 어쩔 수 없네요. 뉴칼은 대중교통이 전무하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이 방법은 여행사로 흘러갈 수수료가 빠지며, 운 좋으면 호텔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게 고급호텔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불확실성이 좀 있다는 게 단점.

2) 뉴칼에 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여행사와 접촉하여 숙소+국내선항공권+교통편 등 모든 예약을 일임하는 것. 수수료 등이 당연히 들겠으나 총비용에 점과 점을 연결하는 교통비까지 포함되므로 일단 마음이 편합니다. 어차피 큰 돈 쓸 거, 속 편한게 최고라 생각하면 이 또한 좋습니다.

숙소 비용을 대략 알려드리면 누메아든 일데뺑이든 르 메리디앙 호텔이 가장 좋고, 가장 비싼 축입니다. (누메아 해변의 수상 방갈로들이 더 비싸긴 합니다만 논외로 합니다.)

여행사를 통할 경우 누메아 메리디앙은 33만/1박, 일데뺑 메리디앙은 52만/1박 정도 고정 요금이고, 다른 호텔은 수준에 따라 메리디앙보다 10-30만/1박 정도 저렴합니다. 예약 사이트에서 프로모션을 잘 건지면 일데뺑 메리디앙 같은 럭셔리한 곳을 33만/1박에 이용할 수도 있으니 잘 알아보셔도 되겠네요.


4. 빼먹지 않고 할 것

물론 환전입니다. 뉴칼 현지의 통화는 퍼시픽 프랑(XPF)인데 본국인 프랑스 통화 유로와는 119.xx라는 고정 환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를 환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단은 유로를 환전하여 입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유로가 갈수록 떵값이 되가는 분위기...

일단 누메아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고나면 입국 수속 후 짐도 찾지 말고 바로 그 옆에 있는 환전소로 향합니다.

여기서 유로를 퍼시픽프랑으로 환전. (원화를 직접 환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수료가 세므로 비추)




보시다시피 두 창구에 한 명이 왔다갔다하는 식이라 일단 줄이 길어지면 끝장입니다. 가능한 빨리 환전하는 게 상책.

게다가 일단 입국장을 벗어나고 나면 공항에선 더 이상 환전할 곳이 없습니다. 호텔에서도 가능하지만 당연히 손해.




XPF는 대략 이리 생겼습니다. 유로 환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요즘 기준으로 1XPF=12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5. 구체적인 스케줄 짜기

요건 여행기 막판에 다시. 지금 다 까발리면 여행기가 재미 없어지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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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기로 돌아가서,


앞서까지 올린 글은 여행 첫날(토) 및 둘째날(일) 일정이었고,

누메아에서 2박 씩이나 했으니 이제는 떠야 할 때.




메리디앙의 단촐한 뷔페로 아침을 때우고,




식당 앞 근사한 배경의 풀장 및 바닷가를 아쉬운 마음으로 한번 바라봐준 후 체크아웃.




여행사에서 제공한 차량에 몸을 싣고 바닷가를 따라 달린다.

저 물 가운데 있는 게 인공섬이라 했던가...




누메아와 각 섬을 잇는 국내선 뱅기들이 뜨고내리는 마젠타 공항.




국제공항인 통투타도 썰렁 그 자체인데, 국내선 공항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아주 단촐한 키오스크(라 부르던가?)




체크인하는 곳에서 뒤돌아보아도 공항 내 공간은 이게 전부.




하루에 비행기가 몇 편 안 뜨는 곳이라서 그 시간대 체크인을 마치고 나면 저렇게 셔터까지 내려버린다.ㅋ




역시 허름하기 짝이 없는 탑승권.

우리 식구의 행선지가 찍혀있네그려.



역시 조촐한 탑승장.




물론 경비행기 수준의 깜찍한 녀석을 타고 간다.




뉴칼의 국내선은 좌석제가 아니라 선착순.

넓은 자리를 위해 서둘러 비상구 옆을 확보했다...가

'어린이는 거기 앉으면 안 된다'고 하여 뒤로 쫓겨났다.ㅋ




쫓겨나기 전에 서둘러 가족사진 셀카 한 방.ㅋ




정기 노선이 몇 편 없다보니 저렇게 개인(?) 헬기가 뜨고 내리는 곳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이륙.

주택으로 가득찬 번잡한(!!!) 누메아를 뜨기 시작.




비행기는 곧바로 방향을 틀어 섬의 북부로 향한다.

곧바로 산악 지형이 등장.




니켈로 뒤덮인 땅다운 불그스름한 토양이 보이는 것도 같다.




요런 광경은 대한민국 국내선에도 흔하지 싶다.




이륙한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본섬을 벗어나기 시작한 비행기.




저렇게 눈 시리도록 푸른 바다는 솔직히 한국에선 보기 쉽지 않다. 제주도 근처에나 가야 하려나.




근데 저런 바다도 5분이나 봤을까 싶더니 어느새 뭍이 나타났다.

우리의 목적지 리푸Lifou 섬이.

(맨 위에 나와 있는 지도를 참고하시라.)




리푸는 르와요떼 군도 중 가장 큰 섬이라 한다.

한때 미 해군 기지로 사용된 적이 있어서 뉴칼 전체에서 영어가 가장 잘 통하는 지역이라는 말도 들었던 것 같다.




리푸의 매력은 역시 저 다양한 푸른빛으로 빛나는 탁 트인 바다.







Aㅏ, 좋다.




저 넓은 지역에 어찌 사람의 흔적이 하나도 안 보일 수 있는지 한국인의 눈으로는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울창한 밀림을 관통하는 길 하나만 눈에 띌 뿐.




총 비행 시간 40분.

비행기에서 내리는 어린이의 모습을 찍었다...

고 믿을 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ㅋ




귀여븐 공항 입구이자 출구.




시골 공항이니 baggage claim 전 과정은 당연히 수작업.




현지어/프랑스어/영어/일본어 인사말.

뉴칼 여행 기간 동안 '아리가또'와 '사요나라'는 정말 지겹게 들었다.

ㅆㅑ
..ㅇ

여행을 앞두고 가장 공들여 준비한 프랑스어 문장이 'Je ne peut pas parler le français(나 불어 못혀)'였는데,

'Je ne suis pas japonais, je suis coréen! Écoutez et répétez s'il vous plaît: 안녕하세요!'
(나 왜넘 아니라 한국 사람이거덩. 따라해 봐. 안녕하세요!)

라도 준비해둘 걸 그랬다-_-;;;;;;

(물론 다 부질 없는 짓거리다. 다들 우리보다 영어 잘하거덩)

숙소에서 나온 차량을 타고 이동.




리푸Lifou라는 이름은 프랑스에서 멋대로 붙인 거고, 원래 여기 살던 멜라네시아인들이 부르던 이 지역의 이름은 드레후Drehu.

우리가 이틀간 신세질 이 숙소의 이름 역시 Drehu Village.

2-3성급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가장 비싼 곳.




체크인을 하러 가니 이렇게 환영의 음료를 건네준다.

무슨 고급 음료는 아니고 시중에서 파는 음료를 따라 준 것일 듯.




여기도 어김 없이 식당 바로 옆에 풀장과 바닷가가 있어 이곳이 초행인 이들의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