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른 투수들보다 일찍 야구를 그만뒀다. 야구계에서 투수의 전성기는 29~33살이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는 힘으로만 던지고 나이가 많이 들면 경험은 있지만 힘이 떨어져 아쉽기 때문에 30살 안팎이 가장 좋은 나이라고들 한다. 32살에 은퇴를 결심한 나는 그 나이에 제대로 야구를 경험해보지 못했고 그 부분이 항상 아쉽다. 그래서 ‘전성기의 나는 얼마만큼의 투수였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미국에서 톰 하우스에게 야구를 배우고 돌아오는 2시간의 길은 항상 ‘다시 선수를 하면 어떨까’라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도착하고 나면 ‘오늘도 쓸데없는 생각을 또 하고 왔구나’ 하고 마음을 접었다.

 난 투수를 그만두고 나서 내가 이렇게까지 야구를 좋아할 줄은 몰랐다.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그렇게 빨리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해태와 KIA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투수가, 또는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이제야 뒤늦게 깨닫고 있다. 그래서 투수이론가로서도, 투수코치로서도 투수가 건강히 오래 던질 수 있는 방법에 가장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하고 있다. 나와 인연이 닿는 투수는 최대한 오랫동안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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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서 좀 뺀질거리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네이버 칼럼들 읽다가 미안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