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성북동 살때 집 근처에 국시집이라고,  지금도 유명한 칼국수집인데,

얼마전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어느날 갑자기 집 앞에 하얀색 선을 칠했어요. 저희 집 앞 뿐 만 아니라

인근 집 모두 대문 앞에다..

그날 9시 뉴스보고 아.. 김영삼씨가 칼국수 먹으러 왔구나 알았죠.

그러니까 아직 대통령도 되기 전인, 야당 1인자가 칼국수 먹으러온다고

동네 모든 집 앞에 그 선을, 주차라인을 그은 거였어요.


국시집은 그 옛날에도 사먹기엔 비�患� 걸로 기억하는데

저랑 외할머니가 같이 살 때, 그 집에서 저희 외할머니 드시라고 간혹 가져다 주시곤 했었어요.

그때는 참 고마웠는데, 나중에 커서 생각해보니 다른 이유도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외할머니가 칼국수 먹으로 온 사람들 중 저희 집 대문 앞에다 주차하면,

차에다 물을 부어버리셨거든요. 김장용 빨간 고무다라이에 물 가득 담아서.

지금이야 어림없지만 그때 차주인들은 화내려다가도 제 외할머니 보고 그냥 뭐라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에 그때 당시 검은차였으니 좋은 차였을 것임)


제 옆집 살던 친구네 집에서 그 집처럼 칼국수 가게를 열었다가 잘 안되서 관두었었는데

지금 그 친구는 어디서 뭐하려나 모르겠네요..


아..김영삼씨가 추억돋게 만드네요. 돌아가신 외할머니도 보고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