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에 교보 중고책방에서 책을 주문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교보문고 홈페이지 중고서적 코너를 빌려주고 거기서 일반 판매자가 중고책을 올려놓고 판매하는 경우지요(여기에 대해 교보문고 일정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압니다).

문제는 제가 받은 책의 상태가 흔히 말하는 걸레 상태의 책이 온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판매자가 정확하게 책상태를 표기하는게 원칙입니다. 온라인 판매라 구매자가 책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으니 판매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거죠. 제대로 된 판매자는 책의 접힘 상태, 갈변 현상, 모서리 부분 찍힘까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정말 화가 나더군요. 8,400원짜리 책을 6,600원까지 받으면서 책 상태는 볼펜으로 낙서가 가득한 책을 보낸 것입니다. 물론 그 책은 절판이지만 다른 헌책방에서는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여러권 나와 있는 책이었어요. '새책같은 최상급'이라는 말에 혹해서 다른 책방보다 비싼 가격으로 주문한 경우지요.

이럴 경우 중간에 있는 교보문고에서는 조정을 해줘야 합니다. 구매자가 판매자랑 일일이 싸워가면서 반품을 하려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반품 배송료는 누가 물어야 하느냐? 이런 귀찮은 문제가 있거던요. 당연히 교보문고 쪽에서 중간에서 중재를 해야죠. 그렇기 땜에 수수료를 그들이 받는거구요. 하지만 교보 쪽의 반응은 '나는 모르는 일이니 두 사람이 알아서 해라'입니다. 정말 뭐같죠.

이걸 제일 잘 조정해주는 곳이 알라딘 중고책방입니다. 알라딘은 중고서점 관리 하나는 잘해요. 주문한 책이 늦게 도착할 것 같으면 판매자에게 물어서 구매자에게 언제 도착할지를 정확히 알려줍니다.

책을 많이 구입하다보니 교보문고 중고센터와는 몇번이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교보중고는 이용 안하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이왕 중고책 이야기가 나왔으니 몇가지 팁을 드릴께요.


첫째, 중고책을 구입하지 말라입니다. 책이 완전 절판된 경우가 아니면 그냥 제 값내고 서점에서 구입하세요. 싸게 구입하는 것 같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주는 포인트와 할인가격을 비교하면 사실 별 차이 없습니다.  중고책일 경우 배송료는 구입하는 사람이 물게 되지요. 물론 배송료 아낄려고 중고책방에서 다른 책을 구입하게 됩니다. 예컨대 대부분의 중고책방은 '5만원 이상 구입시 배송료 무료'와 같은 조건을 답니다.  배송료 아낄려고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거 정말 돈낭비고 바보 짓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짓을 하는 거죠.


둘째, 그래도 구입하고 싶으면 완전 새책을 싼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 버리셔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중고서적의 적정 가격은 원가의 40~50%입니다. 중고책방에 나온 상태 좋은 새책은 30%가 적절합니다. 이런 점을 잘 따지셔서 구입하셔야 합니다.

셋째, 사람들 중에는 추천해줄만한 인터넷 서점을 알려달라고 제게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보다 악덕 상인들을 피해가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보면 악덕상인들 리스트가 나와 있습니다. 일단 게시판을 운영하지 않는 서점은 문제가 있는 서점입니다. 또 최근에 업데이터한 책이 뭔지를 한번 살펴보십시오. 이름만 올려놓고 실제 운영을 안하는 서점들이 있거던요.

넷째, 알라딘이나 교보문고 예스24, 북코아와 같은 곳에 개인 서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때 전문셀러로 책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을 저는 더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소량의 책을 내놓고 비슷한 종류의 책들, 예컨대 미디어 관련 서적이 수두룩하게 나와 있다면 이 책은 그 분이 공부한 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 상태를 굳이 따지신다면 이 책들은 그 분의 전공책이기에 상태가 좋을리가 없겠죠.

대강 생각나는게 이 정도네요.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