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3-2 지역 방어는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의 수비수가 위치 한후 각자 맡은 지역을 지키며 수비 한다. 드롭 존은 이런 3-2 지역 방어의 변형이다. 수비수의 배치는 같지만 앞선의 중앙에 위치한 선수가 상황에 따라 골밑으로 도움을 가는 '드롭'을 한다.

 최근 몇년간 드롭 존을 가장 잘 활용한 팀은 원주 동부 프로미(이하 동부) 였다. 동부 드롭 존의 기원은 전창진 감독의 재임 시절로 올라간다. 전 감독은 김주성을 앞선의 중앙에 위치 시킨 드롭 존을 애용 했다. 김주성(205cm)은 큰 키와 긴 팔로 상대 팀의 엔트리 패스와 돌파를 막았고 상황에 따라 골밑으로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갔다. 전 감독은 신장 대비 운동 능력이 매우 뛰어난 김주성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어필 시켰다. 동부의 드롭 존은 매우 강했다.

 2009년 초 여름 전 감독은 팀을 떠났지만 동부의 드롭 존은 건재 했다. 코치에서 사령탑으로 승격된 신임 강동희 감독은 전 감독이 남기고 간 드롭 존을 계승했고 발전 시켰다.
 
  강 감독은 드롭 존의 핵심인 앞선 중앙에 김주성이 아닌 윤호영을 배치 시켰다. 윤호영(197cm)은 김주성 보다 작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수비력을 갖췄고 기동력과 활동량은 김주성을 능가 했다. 윤호영은 밑으로 '드롭' 하는 걸 넘어 좌-우-대각선으로 전방위 도움 수비를 펼쳤다.

 윤호영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100% 해냈다. 위치가 뒷선으로 바뀐 김주성은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07cm)과 함께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윤호영의 양 옆에 포진한 박지현 과 황진원 역시 빼어난 수비를 펼쳤다.
 
 동부 베스트 5 개개인의 수비력과 전술 이해도는 매우 뛰어났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모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비 귀재들이었다. 여기에 강 감독의 뛰어난 지도가 더해졌고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어 졌다. 그 결과 프로농구 사상 가장 강력한 수비의 팀이 탄생했다. 강 감독 재임 2년차인 2010-2011 시즌 정규리그에서 동부는 평균 70.1 실점을 내줬다. 역대 단일 시즌 최저 실점이었다. 1년 후에는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60점대 평균 실점(67.9점)을 기록 했다. 드롭 존은 동부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윤호영(군 입대) 벤슨(창원 LG 이적) 황진원(서울 삼성 이적)이 팀을 떠났다. 박지현은 부상을 당하면서 못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주성은 3년만에 드롭 존의 앞선에 복귀 했지만 기동력과 활동량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다른 선수들의 수비력도 많이 떨어졌다. 6경기를 치룬 현재 동부는 경기당 81.3실점을 내줬다. 10개 구단중 압도적인 꼴찌. 동부의 드롭 존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번 시즌 드롭 존의 강자로 새롭게 부상한 팀은 서울 SK 나이츠(이하 SK)이다. 애런 헤인즈(201cm) 또는 박상오(196cm)가 지키는 앞선 중앙은 상대 팀에게 좀 처럼 돌파 나 엔트리 패스를 허용하지 않는다. 앞선의 좌 우에 포진한 김선형(189cm)과 변기훈(187cm)은 기동력과 활동력이 우수한 장신 가드 이다. 뒷선의 최부경(200cm)과 김민수(200cm)도 전투적인 파워 게임을 불사하며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 냈다.

 그 동안 SK는 만성적인 수비 불안을 안고 있었다. 평균 실점은 늘 하위권이었고 70점대 평균 실점을 기록한 시즌이 단 한번도 없다. 가장 좋은 기록은 2010-2011 시즌에 기록한 평균 80.1실점. 이런 SK가 이번 시즌은 경기당 72.8점만 내주고 있다. 문경은 감독이 여름내 고심하며 만들어 낸 드롭 존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