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나온 거니 신보라면 신보지요?ㅎ



68년생 젊은 연주자 프레데릭 하스(이분, 벨기에인인데 haas를 프랑스식 '아스'라 읽어야 할까요, 독일식 '하스'라 읽어야 할까요. 전 걍 하스로 밉니다)가 녹음한
 
바흐 만년의 걸작, 골드베르크 변주곡입니다.

전 이분의 녹음을 프랑스 바로크 음악 쪽에서만 들어보았기에 '바흐를?' 하고 좀 놀랐는데, 알고 보니 오래 전 녹음도 하나 있고 이번에 나온 바흐 녹음이 무려 14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더라고요.

요즘 바흐 시절 음악 연주의 대세(?)가 된 앙리 앙쉬를 사용한 녹음인데, 처음 들을 때는 피치가 너무 낮게 들려서 좀 당황하기까지 했네요. 쪼금 더 들어보니, 정말 심하게 낮은 것 같진 않고, 그냥 요즘 피아노로 된 녹음만 듣다가 오래간만에 하프시코드 연주를 들어서 그랬던 건가 생각했는데-_-;

이 시점에서 같은 악기(앙리 앙쉬)를 사용한 크리스토프 루쎄 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어서 루쎄의 연주를 들어보니 확연히 하스 쪽이 낮은 피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까지는 제가 해석할 도리야 없겄습니다만, 낮은 피치와 루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템포 덕택에 상당히 듣기 편안하다는 느낌은 듭니다. 이제는 역사적으로 사실이 아닌 걸로 받아들여지기는 하지만 바흐가 이 곡을 '수면용'으로 썼다는 작곡 의도에 제법 부합한다고나 할까요. 루쎄 연주에서 들리는 특유의 재기발랄함이야 물론 무리.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거대한 작품을 '음악으로 하는 우주 여행'이라 생각할 때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편이 좋을까요, 안락한 분위기로 음풍농월하는 게 좋을까요.


같은 하프시코드 연주를 붙여놓는 건 지루할 것 같으므로, 현대 피아노로 연주한 판도 덧붙입니다.

원래는 요맘때쯤 새로 나올 예정이었던 대박 녹음을 올리려 했으나 그 판의 발매가 조금 연기된 관계로ㅠㅠㅠ

꿩 대신 닭, 하지만 절대 닭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될 연주,

2000년대 최고의 피아노 연주 중 하나라 감히 말할 수 있는



안드라시 쉬프의 연주를 덧붙입니다.

올려보는 트랙은

2단 하프시코드의 위력을 맘껏 뽐내는 20 변주,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무슨 곡예라도 벌이듯 두 손이 정신없이 꼬이는 신나는 곡.
+
전곡 중 가장 느리고 긴 25변주. 이 부분을 지루하게 연주하면 불합격.

오매불망 기다리는 대박 판 출시가 늦춰지는 걸 아쉬워만 말고,

들어보시지요.......

Johann Sebastian Bach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

제 20 변주

        


제 25 변주


Frédérick Haas (1968-)                                    András Schiff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