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파크

지난 주말에 고향 친구이자 유일무이하다 싶은 절친 녀석이 올라온다고, 성남에서 보자고 하더라구요.

몇 주째 서울을 오는 녀석인지라,

왜 제가 서식하고 있는 동네가 아니라 그리 먼 동네냐고 물어보니 별 말 없이 어물쩡 넘어가더라구요.

이때까지는 뭐 그냥 그러려니.

같이 일했던 동생까지 해서 같이 보려는 심산이겠거니.

몇 주 먼 길 왔으니 그 정도 가줘야겠거니.

뭐 그런 마음이었습죠.

여하간, 성남에 도착하야,

자리 잡고 그 녀석과 다른 친구1, 절친이 예전에 일했던 회사 여동생까지 4명이서

소주 일잔을 하고 앉았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씨익 웃더라구요.

뭔가 서늘한 기운이 대뇌 전두엽을 스치는 가운데 그 녀석이 말했습니다.

"나 얘랑 사귄다."

"........그래서 오라고 한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

같이 모로코라도 가서 일부일처제의 위엄을 설명해보자던 친구녀석까지 배신했네요.

그네원년, 아름답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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