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소닉붐(이하 KT)은 1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원주 동부 프로미(이하 동부)와의 경기에서 제스퍼 존슨(26득점 15리바운드 5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68-49로 이겼다.

 이 날 승리로 5연패에서 탈출한 KT는 서울 삼성 썬더스를 제치고 단독 6위에 복귀했고 지난 시즌 부터 시작된 동부전 6연패의 수렁에서도 벗어났다. 반면 49득점에 그치며 프랜차이즈 한 경기 최소득점 신기록을 작성한 동부는 7연패에 빠지며 단독 9위로  떨어졌다.

◆ 두 팀 모두 공격이 잘 안된 1쿼터

 경기 초반 두 팀 모두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동부는 이승준의 포스트 업, 줄리안 센슬리의 투맨 게임 위주의 공격을 펼쳤지만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이승준-이광재의 투맨 게임 공격에서는 계속 턴오버가 나왔다. KT는 제스퍼 존슨을 활용하는 투맨 게임을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제스퍼가 쉬운 슛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1쿼터 종료 1분 27초 전까지 두 팀 모두 9득점에 그친 상황에서 KT가 치고 나갔다. 장재석은 포스트 업을 통해 바스켓 카운트를 만들어냈고 조성민은 속공을 잘 마무리하며 점수를 보탰다. KT가 14-9로 앞서며 1쿼터가 끝났다.

◆ 제스퍼의 활약으로 앞서 나가는 KT

 2쿼터 초반 두 팀은 턴오버를 주고 받았다. 시작 1분 40초 만에 KT는 3개, 동부는 2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먼저 정신을 차렸다. 공격에서는 동부 리차드 로비(195cm)가 막는 제스퍼(198cm)에게 공격을 집중 시켰다. 제스퍼는 높이를 살리는 포스트 업으로 득점과 도움(장재석의 컷인 덩크)을 연거푸 만들어 냈다. 수비에서는 로비의 1대1에 의존하는 동부의 단순한 공격을 잘 막아냈다. 2쿼터 5분 46초에 KT가 27-11로 앞서 나갔다.

 동부도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이광재의 3점슛으로 2쿼터 시작 6분 17초 만에 첫 야투를 성공 시킨 동부는 수비에 변화를 줬다. 로비 대신 센슬리를 넣은 후 KT 제스퍼에 대한 수비를 맡긴 것이다. 자신보다 키가 큰 센슬리의 수비에 제스퍼가 고전하자 KT 공격이 침체 되었다. 그 사이 동부는 센슬리의 피딩에 의한 이광재의 3점슛, 이승준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좁혔다. 2쿼터는 33-23으로 KT가 10점 앞선채 끝났다.

◆ 유기적인 공격이 사라진 동부

 3쿼터 시작과 함께 동부가 힘을 냈다. 센슬리의 포스트 업에서 파생된 이승준의 덩크슛으로 포문을 연 동부는 곧이어 하이 포스트에 있던 이승준이 센슬리의 컷인을 잘 봐주면서 점수를 추가했다. 동부는 3쿼터 1분 1초에 27-33, 6점차로 추격했다.

 점수차가 좁혀지자 KT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강력한 수비를 펼치며 이승준이 하이 포스트에 위치하는 동부의 공격을 연거푸 막아냈다. 그리고 속공과 중거리 슛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37-27로 다시 차이를 벌렸다. 유기적인 공격이 실종된 동부는 센슬리의 무리한 1대1 공격에 의존했고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그 사이 KT는 제스퍼의 투맨 게임을 통한 3점슛, 컷인으로 득점을 올리며 3쿼터 6분에 43-30으로 앞서 나갔다.

 동부는 센슬리를 빼고 로비를 투입했다. 그러자 KT는 로비를 상대로 제스퍼가 포스트 업을 계속 시도하며 점수를 추가 했다. 수비에서도 로비의 1대1에 의존하는 동부의 공격을 큰 무리없이 잘 막아냈다. 점수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3쿼터는 KT가 50-34로 크게 앞선채 끝났다.

◆ 제스퍼 앞세워 승부를 결정지은 KT

 4쿼터 초반 두 팀의 공격은 3쿼터 후반과 비슷했다. 동부는 로비의 1대1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KT는 제스퍼가 동부 로비를 데리고 포스트 업을 하면서 잘라 들어오는 장재석을 봐주는 방법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4쿼터 1분 11초에 KT가 54-38, 16점차로 앞서 갔다.

 제스퍼의 포스트 업에 계속 당한 동부는 수비에 변화를 줬다. 로비 대신 키가 큰 이승준(206cm)에게 제스퍼의 수비를 맡긴 것이다. 그러자 KT는 제스퍼가 외곽으로 나온 후 컷인하는 동료들을 봐주는 공격을 펼쳤다. 이 방법을 통해 장재석과 조성민이 득점을 올렸다. 수비 변화에 실패한 동부는 완전히 방향을 잃었고 KT는 경기 종료 2분 50초 전에 터진 제스퍼의 3점슛으로 63-42, 21점차로 앞서가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맞춤 공격' KT - '단순한 공격' 동부

 KT는 상대 수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맞춤 공격'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제스퍼가 있었다. 동부의 센슬리가 제스퍼를 막을 경우 KT는 패턴 공격을 펼쳤다. 동부의 로비가 나올 경우에는 제스퍼가 로비를 데리고 포스트 업을 시도했다. 동부가 이승준에게 제스퍼의 수비를 맡기면 제스퍼는 외곽으로 이승준을 끌어낸 후 골밑으로 잘라 들어가는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반면 동부는 유기적인 공격이 완전히 실종됐다. 이광재, 이승준, 센슬리 등이 투맨 게임을 계속 시도 했지만 슛 기회를 잘 만들지 못했다. 그러자 외국인 선수 센슬리와 로비의 1대1에 의존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결정력은 너무 떨어졌다. 센슬리의 야투 성공률은 25%(2/8)에 그쳤고 로비도 33%(4/12)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