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상에서 흔히 자동차 운전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김여사'입니다.

대체로 잘못된 운전 행위(불법 주행, 법규위반, 불법주차 ) 나 미숙한 운전 등에

대해서 특히 여성 운전자에 대한 비하의 의미로 희화화해서 쓰여지는 용어인데요.


때론 그 불법 또는 미숙한 대상이 여성으로 확인되지 않을 때도 '김여사'로

통칭해 지적, 조롱, 비하되곤 하죠. 


운전의 능숙 여부나 준법에 대한 남녀 차이에 과학적인 논증이 있는진 모르겠습니다만

대체로 남성보단 여성이 운전 기회가 적거나 해서 차량의 운행에 좀 더 미숙한 것은

같습니다. (이 조차도 그냥 저의 개인적 경험에 의할 뿐인 빈약한 논거이겠죠.)

그래서 아무래도 여성 운전자에 의한 운전 미숙이나 법규 위반 사례가  더 많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설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 '김여사'란 용어가 상당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때는 저도 별 생각없이 따라 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여사'란 이 용어를 대하는 것이 거듭될 수록 꽤 불편해져서 안쓰게 됐습니다.

기본적으로 '김여사'란 용어의 가장 밑바닥엔 시쳇말로 '여자가 집에서 솥뚜껑이나

운전하지, 어디 감히 차를 몰고 도로에 나다니느냐'란 인식이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운전 행위가 남자들에게서는 덜 발견되는 것은 아닐겁니다. 사실 우리가

도로 위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난폭, 불법, 황당 운전은 남자 운전자 쪽일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면 남자 운전자가 여자 운전자 보다 훨씬 더 많으니까요.


그리고 운전 미숙의 경우는 여자여서가 아니라 충분한 운전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도로에 나오게 되는 운전면허 취득 시스템의 문제일겁니다. 남자도 제대로 된 운전 교육을

받지 못하면 미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죠.


그런 점에서 '김여사'란 용어는 분명 성차별적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우스개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사소해보이는 말의 사용에서 부터

차별이란 것은 시작됩니다.


그래서 잘못된 운전 행위나 황당한 운전 행위를 지적하는 글들을 쓸 때는 적어도 베팍에선

'김여사'란 성차별적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 부터 포함해서 그런 성차별적

늬앙스를 의식했든 안했든 그 언어를 사용 또는 포용 함으로해서 성차별의 강화에 동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우리 모두의 의식적, 무의식적 성차별을

돌아보고, 앞으로 그 것을 넘어서자는 뜻에서 드리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