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대두 소위 민족과 더불어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자들인데 자기 자신은 부정해도 되는 건가요? 참 안타깝습니다.

잠깐 제 옛날을 떠올려보자면...

제가 고딩 때 학생회장 선거에 심심해서 나섰다 덜컥 당선된 적이 있는데 경쟁후보가 운동권 대학생들 버프받던 운동권 고교 꿈나무들이었죠.

어찌어찌 하다보니 제가 27표 차이로 이겨서 당선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운동권과 그 동네 꿈나무들이 포섭들어오더군요. 사실 그때야 뭐가 뭔지를 몰라 기분이 이상해도 다들 가까이 지냈습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저도 모르게 얼굴마담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러다 학내 회계비리 의혹이 불거져 전교생이 수업거부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물론 주동자 무리에 제가 속해있었구요. 모든 증거를 확보할 수 없던 나이라 자신할 수 없지만 돌이켜보면 학교의 비리는 대규모는 아니었고 (공립인데 비리해봐야 대체 얼마나...ㅡ,.ㅡ) 선생들이 부교재 선정 때문에 돈 받은 정황과 수학여행 기념품 구매비용이 부풀려진 것 등 몇개는 제가 자신있게 비리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당선된 시점에서 교복도 없애버렸기 때문에 솔직히 교복구매 비리 같은 것도 없고 체육복, 교련복 구매마저도 상식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운동권 애들은 치밀하게 시위를 기획했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돌이켜보면 의혹도 기획된 부분이 많았고 자체적으로 루머를 키우고 키웠습니다.

결국 스크럼 짜고 쇼를 하고 방송국 신문 인터뷰 하고 웃긴 짓 끝에 학생회 간부 몇몇이 정학을 먹고 사태가 일단락 되었습니다.

저는 제 입장이 분명했기 때문에 정학을 먹을 이유도 없었고 직이 유지가 되었지만 선생들로부터는 끊임없는 감시를 받았고 운동권 꿈나무들로부터는 처음엔 변절자 소리를 듣다가 대꾸를 안 하니 재미가 없는지 나중에는 하나씩 찾아와 별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하고 가더군요.

얘기가 너무 빗나갔는데... 여튼 제가 당시 NL이라고 명백히 알고 있던 자들과 PD라고 알고 있던 자들에게서 (대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직업이 없는 듯한 성인들도 만났습니다.) 느낀 공통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제가 주로 접하는 라인이 NL이라 다수는 NL들에게서 느낀 점이라고 봐야겠네요.

첫째, 어린 놈들이 거의 대부분 술 담배는 예사입니다. 꼰대처럼 그걸 나무랄 생각은 없지만 나는 안 피니까 나가서 펴라 하는 얘길 해도 당최 듣질 않습니다. 

둘째, 지들이 개량한복 입자 녹차 마시자 해놓고 평소엔 조다쉬 청바지 빼입고 미제 커피 마시고 다닙디다. 진짜 개량한복 입고 녹차 마시고 다닌 놈은 정말로 저 뿐이었음. 한 마디로 지들 신념인데도 구호와 달리 생활 속 실천이란 게 전혀 없습니다.

셋째, 성도덕이 정말 문란합니다. 고딩끼리 사귀고 같이 자든말든 그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건 무슨 짐승도 아니고... 뭔 동서가 그리 많은지... 본 적은 없지만 참 입에 담기 어려운 짓거리도 많이 한다더군요. 동아리방이나 지네들 집에서 그 짓거리 하다가 제 눈으로 목격한 것만 해도 얼마인지... 처음엔 사귀나보다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남자애가 딴 여자애랑 자고 그 여자애도 딴 남자애랑 자고 아주 돌고돌고 돌아.... 어휴...

넷째, 사상 교육을 하는데 토론이라곤 없습니다. 저는 빗발치는 토론을 좋아하는데 신나게 공격을 하면 전부 입들을 다뭅니다. 그러면서 나이 많은 대학생들이 하나같이 건방지다고 윽박지르더군요. 민주적인 토론에 웬 건방이냐고 해도 그 뒤부턴 저와 대화를 할 생각을 안 합니다. 여튼 반론이 오고가는 논리적 대화라는 걸 끝까지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들이 잘 아는 토론 프레임에서 조금만 벗어나 색다른 논제를 제기하거나 공격을 하면 전부 어리버리입니다. 하도 궤변을 늘어놓으면 저도 같은 궤변으로 맞서면서 내가 이렇게 궤변하니 좋냐? 니들도 똑바로 합리적으로 말해라 하면... 그 눈빛들... 마치 종교인이 비신도를 보는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건 그런데 동문 선배 중에 딱 이석기 같은 형이 있었어요. 자기는 안 나서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그리고 이 형네 집안은 전부 운동권이라더군요. 누나란 분은 몇번 봤는데 노조활동 하시는 분이고... 부모님은 안 계신지 어쩐지 같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여튼 이래저래 돈들어 갈 일이 많은데 희안하게도 자금이 조달되더군요. 누나가 몇번 주는 걸 봤고 이 형이 어디선가 받아오기도 하더군요.

요즘 통진당의 반민주적 작태를 보면서 계속 옛날 접했던 극히 '일부'의 NL들이지만 그들에게서 보고 느꼈던 점이 통진당 당권파의 드러나는 인상과 너무 닮아있어 깜짝깜짝 놀랍니다.

대표적 사안 하나 들자면... 노심조가 공동대표인데도 통진당 회계를 관리하는 총무실에는 접근도 못 했다잖아요?

저희 학교도 제가 학생회장인데도 저희학교 꿈나무들이 자체적으로 돈 모으는게 있었는데 학교 회계부정 의혹 일어났을 때 우리 것도 보자면서 그 장부를 제가 보겠다고 하니 기겁을 하며 저에겐 볼 권한이 없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 돈을 관리하던 녀석은 학생회 간부도 아니었고 대학생들 꼬봉으로 활동하던 애였죠.

시위 방식이나 출구전략 논의할 때도 돌아가며 의사진행 방해하고 다들 입을 다물고 의견을 안내 (비당권파인) 제가 책임질테니 이러이러하게 하자 하고선 다들 알았다고 하더니 다음날 전원 연락도 안 되며 비당권파들만 왕따 놓은 경우도 있었고... 여튼... 너무 인상도 행동방식도 닮아서 놀라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