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라노마님 글에 붙은 댓글들을 보면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잉여력을 폭발시켜 보네요.

어느 순간 애들이 배틀넷에서 상대방에게 완승을 거두고는 '관광했다'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죠.

이게 어디서 나왔는지는 여기 쓰기도 민망하고 또 대부분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하시니 굳이 언급하지 않을래요.

그런데 이 말이 또 약간 바뀌어서 '관광보내다'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진행자들의 말실수로라도도 게임방송을 타게 된건 이 말 부터였을거에요.

그리고 혜성처럼 나타난 최연성이 여러 게이머들을 압살하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붙은 별명이 '연성운수'였죠.

버스를 태워서 관광을 보내다 라는 의미에서 말이죠.

이 때부터였나 관광보내다라는 말 보다는 버스를 태우다 또는 멀리 보내다(간다)라는 말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게이머의 또 패배를 당한 게이머의 상황을 설명하는 말로 잘 쓰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발전해서 안드로(메다)로 보내다라는 의미가 정말 멀리 보내다 그러니까 말도 안되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됐다.

라고들 많이 알려졌는데.....

사실 여기에는 한 가지 다른 사연이 숨어있죠.

게임 방송이 온게임넷과 엠비씨 게임의 양대방송국 체제였던 시절. 엠비씨 게임에 프라임리그라는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워크래프트3 리그였죠.

이 브랜드는 시즌마다 새로 등장하는 스타와 잘 짜여진 스토리라인(이게 누군가에 의해서 진짜 만들어진 스토리였다는게 나중에 밝혀져서 사단이 나긴했지만), 그리고 귀에 쏙쏙들어오는 음악들(효테이 토모야스의 기타라든가, 길티기어 시리즈 음악이라든가)을 통해서 스타는 온게임넷 워3는 엠비씨게임이라는 평판이 생길 정도로 확고하게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해설을 하고 있었던게 김동준이었죠.

그리고 그의 전매 특허와도 같은 멘트가 "이 교전이 우주에서 제일 중요해요!!"였습니다.

워3는 스타와는 달리 한방교전이 무지 중요한데 이 한방교전이 붙을 때마다 김동준은 "우주에서 제일 중요한 교전"을 외쳤고, 이게 약간씩 어레인지돼서 워3 커뮤니티에 퍼져나갔죠.

같은 시기에 온게임넷에서 워3 해설을 하고 있던 사람은 김창선이었습니다. 이 양반은 초기엔 분명 대회에 참가했어도 될 정도로 실력이 있었는데(블리자드가 처음에 워3를 런칭하면서 야심차게 진행했던 오픈리그에서 4등을 했죠. 이 리그에 이름 들어봤을법한 게이머들은 다 참가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해설의 질이 떨어져서 욕을 먹고 있었어요. 그리고 던지는 개드립마다 다 실패를 하고 그랬죠.

그런데 어느 날 이 양반이 한참 교전이 이루어 지고 있는 상황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 교전이 안드로메다에서 제일 중요해요!!!"

우주에서 제일 중요한 교전을 나름 패러디(보다는 베낀) 한건데 이 이후로도 종종 이 멘트를 사용했어요.(가끔씩 깐따삐야로 어레인지되기도 했던거 같고) 그리고 이 대회에서 장재호가 트위스티드 메도우에서 토드를 압살한 블러드 캐슬 사건(여기서 설명하긴 긴 이야긴데 스타로 치면 프로토스가 마인드 컨트롤로 테란의 SCV를 빼았고 테크를 끝까지 올려서 캐리어 배틀크루저 부대를 몰고 다닌거라고 생각하심 될 듯)이 터지죠. 그 때 장재호에게 붙은 별명이 안드로 장. 

원래는 '우주에서 제일 중요한 교전'에서 파생된 '안드로'라는 말이 '관광'보내다에 붙어서 '안드로'로 '관광'보내다 가 된게 이 때 부터였을겁니다.

정리하자면 원래는 서로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게임판에 들어온 말인데, 어느새 붙어버렸다 그런거죠.

그렇다고 해서 뭐 안드로는 나쁜 뜻이 전혀 없다. 뭐 이런건 아니고.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안드로'를 위한 변명이랄까. 주절거려 봤어요. 힝.....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