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현재 모으는 것은 플스3 게임 타이틀이랑, 계산노트 정도라고 리플을 단 적이 있는데,

한 때 가장 애착을 갖던 것은 친구들로부터 받은 편지였습니다. 고1때부터 크리스마스카드, 편지 등등을 모았죠. 군대에서는 2~3달에 한번 이상은 꼭 편지를 받았었기도 해요. 물론 고1때부터 제대할때까지 여자로부터 받은 편지는 훈련소 때 친누나가 보낸 거 하나라는 거는 안자랑. 그 때까진 전부 남자였음. 지금도 유학가 있는 후배들로부터 편지가 옵니다. 전 답장을 못해줬 ㅠㅠ 얼른 해줘야 하는데



유학가면서도 챙겨서 갔고, 좀 변태적이다 싶은 것은 헤어진 여자친구로부터 받은 것들도 버리지 않았다는 거죠. ㅎㅎ



며칠 전 짐을 챙기다가 그것들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동호회 모임에서 엽서에 한마디씩 적어서 전해주는 것이었는데, 기분이 새롭더군요.


지금이야 베팍에서 꽤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이 정도로 익명성을 가지고 활동을 한 인터넷 사이트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인트라넷 사이트는 있지요.


바로 시(인)부(락)동(호회)라는 곳이었는데, 공군 특성상 사무업무가 많으니 인트라넷에 접속할 기회가 많았고, 저 곳에 거의 살다싶이 했었죠. 제대 이후엔 한두번 만났었고, 군생활동안 게시판에 올라온 시들을 정리해서 시집을 만들기도 했었어요. 대학원 생활하면서 어느새 연락이 뜸해지고, 시와도 멀어지고




아무래도 이공계니까 문과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만난 것은 처음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표현이 솔직하면서도 날카롭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전 수줍어서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는데, 물론 덕담도 많았지만,

일부는 무 쑥스러워하지 말라, 일부는 상대의 눈을 쳐자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한명은 제가 날카롭다라는, 제가 그들을 묘사했던 바로 그 지적을 했더군요. 그 표현을 보고 당시엔 상당히 놀랐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ㅎㅎ


하여간 그 멤버 중 몇명은 지금도 보고 싶네요. 그들의 얼굴보다는, 그들의 그 아름다우면서도 솔직담백했던 싯구들... 순수한 시절에만 적을 수 있을 것 같은 처절한 고백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