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필코, 절단신공 없이 막고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특별굴 사진을 올려보렵니다. (실제 그곳 사진은 얼마 없지만) 약간 스압이 되더라도 양해하시길.

지난번 막판에 막고굴의 유명 불상 사진을 올렸으니, 이번엔 맛뵈기로 벽화 사진을 몇 장 퍼와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렵니다.





3번 굴.




12번 굴.













이상 번호가 기억 안 나는 각종 굴들. 그림의 복장으로 제작 연대를 추정하는 게 얼추 가능.








막고굴에서 '벽화'로 가장 유명한 굴 중 하나인 285번 굴.

비천도가 특히 인사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와는 사뭇 달라 보이는 밀교의 삘이 가득해 보이는 465번굴.

막고굴에서도 가장 개성적인 벽화로 유명한데 이제는 더 이상 개방하지 않는다고ㅠㅠㅠ

(물론 매표소 언니가 거짓말했을 수도 있지만...)




저 눈 셋 달린 분의 그림은 주로 티벳 불교 관련 그림에서 본 것 같은데.




이런 신비한 색채로 가득찬 465번굴은 언제 볼 수 있을지...



이제 퍼온 그림은 그만 올리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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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아잔타/엘로라 석굴에서 시작된 불교 특유의 석굴 문화는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굴 (이제는 더 이상 만날 길 없는, 흑흑흑, 탈레반 잊지 않겠다ㅠㅠㅠ) 및 위구르 지역의 키질 천불동을 거쳐 고대 중국으로 전파되었더랬습니다.

그 이후 대륙엔 수많은 석굴이 탄생하였는데, 우리가 흔히들 3대 석굴이라 불리는

1. 막고굴 (감숙성) 2. 운강 석굴 (산서성) 3. 용문 석굴 (하남성) 을 거쳐서 한반도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석굴암으로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렸지요.

석굴문명의 최종 종착지가 신라 석굴암인지, 아니면 일본에도 이런 식의 석굴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있다고 본 것도 같은데-_-;;;


이번 막고굴 방문으로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세 곳의 석굴을 모두 다녀와본 값진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기념으로 예전에 찍어두었던 다른 석굴의 모습도 쪼금 올려볼까 합니다.


1. 운강 석굴 (산서성 대동)


선비족이 세운 남북조 시절 나라 북위가 국가의 명운을 걸고 만든 것이라고.

천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건립된 막고굴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대단히 짧은 시간에 건립.




사막의 사암지대 에서 만들어진 막고굴과는 달리 화강암지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저렇게 거대한 불상을 깎는 것이 가능.




그래서 막고굴 같은 다채로운 색채는 없을 것이기에 사진촬영도 자유로운 편-_-;




이걸 죄다 그린 것이 아니라 깎은 것이라니 ㄷㄷㄷ










온통 벽을 장식한 무늬들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ㅠㅠㅠ







관광객을 매료시키는데 있어서 

크기란 건 역시 중요하다.




부처님 몸에 숭숭 뚫려 있는 구멍은 무슨 수탈의 흔적은 아니고,

당시 인부들의 작업을 위해 뚫어둔 것이라고.

가끔 그런 식으로 호도하는 가이드 또는 가이드북도 있더라-_-;




19번 굴의 부처님. 요분을 만나고나면

운강석굴의 하일라이트로 여겨지는 분이 나타난다.
 



바로 이분.

20번굴의 석가모니불.




와아.. 없던 불심도 생겨나게 멋지게 생기셨다.

건립 당시 북위의 황제였던 효문제의 얼굴을 본따 만들었다나.




오른쪽에서, 정면에서, 왼쪽에서 한 번씩.




20번 굴과 19번 굴을 한눈에.


2. 용문 석굴 (하남성 낙양)


주요 부분 대부분은 당대에 건립.

전체 규모는 막고굴에 못지않을 만큼 크지만,

대대로 사람이 많이 살았던 낙양(고대 중국 최대의 도시가 아니던가)에 있기에, 다사다난한 인간세상의 풍파를 빨리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절 받았던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말씀ㅠㅠㅠㅠ




용문 석굴에서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하게 살아남은 편.




용문 석굴에서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하게 살아남은 편 2222222222







대부분은 이 정도 이하의 상태만 남아있을 뿐이다ㅠㅠㅠ




아래 보살님은 심하게 망가졌지만, 그나마 천정의 연꽃은 아름답게 살아남았다.

그나마 용문석굴을 세계에 자랑할 만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불상은 바로.....




용문석굴을 대표하는 노사나불.

홍위병의 서슬퍼런 망치질을 피해갈 수 있었던 건, 이곳의 불상만은 죽어도 때려부술 수 없다는 이 지역 주민들의 결사항전 때문이었다고.




노사나불이라 불리는 이분의 모델은 측천무후였다고 전해진다.




워낙 규모가 커서 그런지 사천왕을 양쪽에 둘씩 거느리고 있다.




왼쪽의 아난 존자와 보살의 보존 상태 역시 훌륭.




왼쪽의 두 사천왕도 훌륭.




심지어는 사천왕의 발밑에 깔린 악귀도 훌륭.







아쉽게도 부처님 오른쪽에 있던 가섭 존자의 얼굴은 남아나지 못했다.

자연의 힘인지, 홍위병의 칼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초등학생이 되기 전의 어린이 잠시 출현ㅋ







군데군데 저런 생생한 모습과 형편 없이 뭉개진 모습이 공존하는 걸 보는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


3. 막고굴 (감숙성 돈황)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런저런 막고굴의 모습은 진작에 올렸었고요,

이번에 드디어 막고굴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통하는 굴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짜잔~~~~~




어때요, 아름답지 않은지요???

저희는 보는 순간 흡~ 하고 숨을 들이마쉴수 밖에 없었답니다.




전체 벽화의 상태도 너무나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가이드가 비춰주는 손전등 불빛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ㅠㅠ




다른 곳처럼 이곳 역시 (우리쪽에서 볼 때) 부처님의 오른쪽에는 차례대로 가섭 존자, 보살상, 사천왕상이 서 있습니다.

특히 가운데 있는 보살상은 막고굴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각종 서적의 표지모델을 장식하고 있는 분이지요.

생각해보니 출입구에 있던 비천상의 포즈 역시 이것을 참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왼편에 있는 아난 존자, 보살상, 사천왕상 역시 아름답긴 매한가지입니다.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고 있는 보살상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가이드 언니께서 열심히 설명해주셨는데, 안타깝게 그 내용이 지금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가르쳐주면 다 까먹고야 마는 건 만고불변의 법칙ㅠㅠ




생각해보니 여기선 사천왕상 발밑의 악귀 사진은 못 찍었네요.




그나마 비싼 요금의 굴이라고 20-30분 정도 이곳에 머물렀는데, 어쨌든 이 곳 단 하나를 보기 위해 지불한 돈은 600元!!!

지금이야 속쓰리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ㅠㅠㅠ



번외. 쌍림사 (산서성 평요)


막고굴의 저 아름다운 관음상을 보고나니 6년전 다녀왔던 평요 쌍림사의 소상들이 생각났습니다.

불상을 제작하는 방식이 막고굴에서와 근본적으로 같았을 겁니다. 그래서 이곳의 소상 사진 몇 장을 번외로 추가합니다.







아아.. 저 관음상의 자태를 제대로 못 담아둔 게 지금까지도 아쉽기 그지없습니다ㅠㅠㅠ




뽀쓰 만땅. ㅋ







지금까지 다녀온 곳 말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또하나의 명소는 중경 부근에 있는 대족석각인데, 과연 인연이 닿을지...

닿겠지요???


이제 막고굴 다녀온 얘기는 이만 접고, 다른 곳으로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