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야구선수 장훈① 손가락 잃은 오른손, 격렬한 고통 참으며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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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에서 전대미문의 3000안타를 기록하고, 한국야구위원회 총재특별보좌관을 지낸 재일한국인 2세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씨와의 인터뷰를 5회에 걸쳐 게재한다.
(일부)
――숱한 대기록을 세우며 활약하지 않았나. 의외다.
“4살 때 모닥불 위로 오른손부터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약지와 새끼손가락의 3분의 2를 잃고, 엄지와 검지, 중지가 안쪽으로 굽었다. 오른손으로는 공을 제대로 움켜쥘 수도 멀리 던질 수도 없다. 연습을 통해 왼손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 힘들었던 건 수비할 때였다. 보통 글러브라면 공을 잡을 수 있는 지점이 5, 6군데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손에 맞는 특수 글러브를 제작했기 때문에 그 지점이 한 군데밖에 없었다. 불규칙한 공이 오면 손으로 잡지 못하고 가슴으로 받아내곤 했다.”
――그런 사실은 몰랐다.
“공을 받을 때 받은 충격으로 부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러브 안의 손가락이 아픈 적도 있었다. 추울 때는 몇 분 동안 저리고 감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공이 금방 날아오면 잡을 수 없으니까 신발 끈이 풀린 척하며 타임을 요청했다. 심판이 “빨리하라”고 재촉했지만 아픔이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
“오른손은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딱 1명, 가와카미 데쓰하루(川上哲治) 전 요미우리 감독한테는 보여준 적이 있다. 은퇴 후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런 손으로 열심히 했다”고 하자 “너 그런 손으로 잘도…”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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