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이 드라마의 주제곡의 전주를 들으면 가슴이 떨립니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본방으로 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

당시 저희 집은 같은 시간 SBS에서 하던 최명길 임채무 주연의 <결혼>이라는 드라마를 봤거든요.

누나와 나는 마지막 승부를 보고 싶었는데 엄마가 결혼을 보기에 우리는 타 녹화 방송을 해서 볼수 밖에 없었죠.

드라마 자체도 사실 별로 재미 있지 않았어요.

손지창은 고글은 참 멋졌지만 언니슛과 180도 회전슛, 장동근의 덤블링 덩크 등 현실성이 매우 떨어졌고 경기 장면도 아주 수준 낮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대히트를 치고 지금까지 언급되는 이유는 당시의 유행을 정확히 캐치한 그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그때 농구 붐이 정말 대단했죠. 그로 인해 슬램덩크라는 만화도 대 히트를 쳤고

그리고 드라마가 방영되었던 94년 초는 농구대잔치의 인기가 최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요.

93-94 농구대잔치는 연세대가 사상 최초로 대학팀 우승을 차지한 시즌이었죠.

상무와 중앙대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최고 인기팀은 단연 연세대였고 기아의 몰락과 대비되어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이 시즌에 연세대와 기아는 단 한번 상대했을거에요.

연장 접전끝에 연세대가 이겼는데 연장전에만 5점을 몰아 넣고 결승 레이업을 성공시킨 2학년 김훈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경기였죠.

그 후 연세대는 결승전에서 상무에게 한번 질때까지 무패 행진을 질주했고 기아는 8강에서 중앙대에게 잡혔죠.

이 대회는 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른 마지막(이라고 하기에는 나중에 다시 장소를 옮겼지만;)대회 였어요.

94-95시즌 부터는 잠실실내체육관(당시는 올림픽 무슨 체육관 이런 명칭이었던 걸로)에서 대회를 치뤘어요.

암튼 마지막 승부의 전주를 들으면 저는 드라마가 연상되기 보다는 연세대와 상무의 결승전이 늘 떠오르네요.

아...드라마의 마지막은 시대 상황도 잘 반영하고 좋았어요.

시골 학교에서 농구를 가르치는 장동건을 국가대표 선수 손지창이 찾아왔는데

장동건이 손지창에게 '중국을 이겼다며' 대충 이런 멘트를 날렸죠.

그 때는 타도 중국;을 외치던 시대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