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서울이나 기타 도시에도 괜찮은 바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뭐 좋은 바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서도,
저는 서브하는 술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바텐더가 있는 바를 좋은 바라고 생각합니다.
(술 종류나 칵테일 만드는 실력, 이런 것들은 어차피 저 책임감에 따르는 부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순서는 랜덤입니다.

1. 한남동 Speakeasy Mortar
Speakeasy는 예전 금주법 시절 바를 일컫는 다른 단어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그 당시 스타일을 컨셉으로 삼은 바에요.
좋은 스피커, 좋은 음악도 맘에 들지만, 무엇보다 유쾌함이 맘에 드는 편한 바입니다.
바가 두텁고 큰 오크라, 한 잔 받아놓고 엎어지기 좋다는 것도 장점!
에스프레소도 굉장히 맛있어요.

2. 홍대 Distill Mixology
모던한 라운지 스타일의 바 입니다. 일견 조금 시끄럽고 조명이 현란해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면 꽤 차분하고 조용합니다.
Mixology란 이름 답게, 독특한 칵테일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Mixology는 전통적인 칵테일의 범주를 넘어선 보다 넓은 범주에서 음료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분자칵테일을 들 수 있겠네요.)
동행이 여성분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갖기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 홍대 Lion's Den
일본 긴자의 동명의 바의 한국 지부입니다. 성경 구약의 다니엘서에서 등장하는 사자굴이 이름의 모티브라고 합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바텐딩의 극치를 보여주는 바로, 2층과 넓은 창을 기반으로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미남-_-바텐더(쳇)들과 일본식 바텐딩의 손님에 대한 세심한 배려 많은 종류의 주종은 술 좀 안다 싶으신 분들이라면 절대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4. 홍대 Factory
제가 좋아하는 홍대 3대 바 중 마지막이네요.
라운지 스타일이지만 이쪽은 바 만큼이나, 테이블에서 여럿이서 마시기도 좋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 베이스의 특색있는 칵테일이 상당히 재밋습니다.
특히 아드벡 에고이스트(Ardbeg Egoist)는, 몰트를 좀 아신다면 한 번 쯤 꼭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5. 강남구청 Malt bar Off
뒤에 소개 할 Coffee Bar K와 Lion's Den과 같이 일본식 바텐딩을 보여주는 바 중 한군데입니다.
구경하기 힘든 수많은 종류의 몰트와 엄격하게 절제된 접객, 조용하고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꽤 큰 룸이 있다는 점이(약 10-15명크기의) 많이 독특하네요. 저런데서 회식 했으면 좋겠지만 무리겠죠-_-

6. 압구정 Coffee Bar K
설명한 바 중에선 가장 오래 된 바네요.
Off와 Lion's Den에 앞서 일본식 바텐딩을 들여온 바고, 은은한 노란 빛이 들어오는 이쁜 테이블과 멋진 바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사실 요 몇년 전 까지만 해도 한국에 제대로 된 바는 이 곳 정도 밖에 없었죠.
주종도 많고 좋은 접객, 편한 바의 좌석이 인상적입니다.

이상은 제가 가 본 곳들이구요, 비슷한 설명이 많긴 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 분위기나 느낌은 제각기 달라요.
술을 좋아하신다면 한 잔 쯤, 성의있는 한 잔, 즐겨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p.s 제가 안가본 곳 중에 괜찮다고 들은 곳은,

원주 크라켄- 세계 맥주 전문점으로 유명한데 그 수준이 일반 맥주창고 수준이 아니고, 자체적으로 통관해 들여오는 맥주들이 많은 곳입니다.
벨기에 수도원맥주도 여러 종류가 있고,  브루독의 정신나간 맥주도 마셔 볼 수 있는 거의 유일의 장소입니다. 최근에는 몰트바도 근처에 개장했다고 하네요. (친구 소식통) 일부러 맥주 마시러 타 지역에서도 가는 곳입니다.

부산 잭슨바- 부산의 (아마) 유일의 몰트바입니다. 주종이 꽤 많다고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