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어법의 논리적인 글보다 더 감동을 주는 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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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집안 어른으로는...
아버지가 8남매중 막내신데 큰아버지 두분, 고모 한분이 돌아가시고
고모 세분과 큰아버지 한분이 살아계십니다.
그런데 어제 큰고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고모가 아버지 드리려고 뭐 좀 가져다 놨으니 지하철타고 가지러 와라"
저는 좀 짜증이 났습니다.
지하철로는 이것저것 하면 1시간 반거립니다
고모가 계신곳은 신천이고 저는 불광동이거든요. 고로 왕복 3시간.....ㄷㄷㄷ
그리고 작년에 이렇게 불러서 갔을때도 말린 명태 한봉지를 주셨었죠
사실 택배로 보내는게 서로 편할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차가 없어서 안되겠다고 내일 간다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에 어찌어찌 시간을 내서 신천을 갔습니다
여느떄처럼 이것저것 집에다 가져다 주라며 먹을 거리를 챙겨주셨죠.
그리고 저를 배웅하러 나오시면서 봉투를 하나 접어서 차에 타는 뒷주머니에
넣어주십니다.
"고모 이게 뭐에요?"
"너네 결혼하고 고모가 집에다 불러서 밥이라도 한번 해주고 싶은데 거리도 멀고 명절에는
니 형 누나들도 많이 오고 손주들도 많아서 정신없어서 못했다.
돈 조금 넣었으니 이걸로 니 부인이랑 맛있는거 사먹어라. 조금 넣어서 미안하다"
"어허 고모.. 조카가 낼모레면 나이가 **인데 무슨 용돈을 주셔요.
어디가서 이나이에 용돈 받았다면 챙피해서 말도 못꺼내요 넣어 두셔요"
그래도 고모는 기어코 제 주머니를 손으로 막으면서 차로 밀어 넣으셨습니다
차는 출발했고 신호에 걸렸을 때
봉투를 꺼내 봅니다.
고모는 학교를 제대로 못다니셨죠.
연세가 70 후반이시니 그 시절 딸들이야 집에서 밥하고 일하고
남자 형제들 뒷바라지가 전부였으니..
어디서 한글을 조금 배우셨는지 저렇게 써주셨네요 ㅎㅎㅎ
아. 대낮에 간만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봉투에 넣어주신 소중한 돈으로 뭘 사먹어야 의미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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