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파크

현직 술먹는 넥센 팬입니다. 이유는 다들 아실테고..

치즈포 안주에 에일맥주 3병 넘기니 슬슬 취기가 오르네요.

밖에 비바람도 들이치고 기분도 하수상 해서 오늘은 연애를 하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말해보도록하죠.

어~ 일단은 따사로운 봄날 주말에 약속을 정하죠.

각종 공원이나 수목원도 좋고, 바닷가도 좋고요.

바람은 별로 없고, 햇살은 따사롭고, 푸른 하늘에 구름은 뭉개뭉게 떠 있고,

전날 늦은 밤까지 수화기에 대고 속삭여가며 정한 메뉴들을 준비해서 가방에 담고 약속장소에 나와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그(그녀)를 기다립니다.

아! 멀리서 그(그녀)가 보이는군요. 저는 요리를 준비했고, 그(그녀)는 버번,맥컬런,꼬냑등의 각종 주류...는 아니고, 음료와 김밥을 싸왔네요.

곧바로 걸음을 옮겨 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이... 는 건 아니고, 운동삼아 공원 주변을 산책하며

이내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서로의 시선을 교환하며, 그 눈동자 속에 나의 모습이 담겨 있는 지, 확인해도 나쁘지 않겠지요?

몇 걸음이나 걸었을 까, 이야깃 거리가 떨어지면서 슬슬 묵묵한 분위기가 도래할 즈음, 저 앞에 근사한 나무 그늘이 보이는군요.

슬슬 배도 고파오고, 선선한 그늘 위에 준비해간 자리를 깔고 주안상... 아니 바스켓을 열기 시작합니다.

아, 레드와인도 한병 준비했네요. 안심으로 만든 챱스테이크에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잔에 와인을 채워 쨍그렁 소리를 내며 건배로 기분을 내주니 나쁘지 않네요.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서로의 목젖을 응시하며 한모금씩 축이고 음식들에 대한 품평을 시작합니다.

이거 어제 새벽까지 하느라 한숨도 못 잤어, 이건 오늘 참 잘어울리네.. 등등 칭찬과 때로는 짖궃은

담소를 나누며 입가에 가져갑니다.

와인이 한 순배씩 돌때마다, 서로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대화의 깊이는 어느새 무르익어 가고,

분위기에 취한 그는 자리에 누워 그녀에게 조금씩 대담한 터칭을 해보는군요.

그는 이야기 중에 슬쩍 슬쩍 그녀의 손을 잡기도 해보고 볼을 가볍게 터치해보네요. 그녀도 부끄럽긴 하지만

싫지만은 않습니다.

어느 덧 둘만의 만찬도 끝나고, 걸음을 옮겨 어제 예매 해놓은 야구장으로 향합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군요. 막대 풍선을 두개씩 사곤 화장실 앞에서 그녀를 기다립니다.

조금 상기된 듯한 표정의 그녀가 한결 개운한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괜시리 웃음이 나오는군요.

그(그녀)는 시간에 맞추어 자리를 잡습니다. 균형을 잃고 흔들리는 그녀의 손을 잡아 부축하곤

나란히 자리에 앉습니다.

멀리서 응원석의 소리가 메아리치지만 나와 그(그녀)의 사이엔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는군요.

마스코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함께보며 나란히 웃기 시작합니다.

그(그녀)를 대하는 나의 모습이 아까보단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왠지모를 흐뭇함. 이것이 행복일까요?

경기 휘슬이 울리고, 원정팀이 안타를 치고 나갑니다.

홈팀 팬인 우리로선 아쉽지만 막대풍선을 흔들며 격려합니다.

아, 아쉽게 홈런이 나오네요. 그(그녀)는 나즈막히 장탄식을 토해 냅니다.

살짝 찌푸린 그(그녀)의 모습을 흘끗 훔쳐 보니 담뿍 정이 느껴집니다.

이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며 오늘 경기장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같이 이곳 저곳을 다니며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해지네요.

그리곤 경기는 24:5로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술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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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하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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