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김광현 야구론 관련한 글을 보고 적습니다. 

타자의 능력을 타율이나 타점으로 보는 건 저도 동의하지 않지만 투수의 승은 여전히 최고의 기록 중 하납니다. 

결국 승수가 많은 투수가 잘하는 투수에요. 예외야 물론 있지만 그런 식이면 방어율도 운이 따르는 기록이거든요. 물론 FIP같은 스탯을 들고 오면 좀더 그 선수의 현재 퍼포먼스를 더 잘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퍼포먼스가 그 선수의 실적을 말해주는 건 아닙니다. 물론 퍼포먼스가 뛰어난 선수가 앞으로 더 뛰어난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FIP가 미래예측력은 좀더 뛰어날 수는 있겠죠. (물론 어느 기록이 가장 미래예측이 뛰어나느냐는 논란이 많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임)

그 선수가 그 시즌에 얼마나 잘하고 있나를 보려면 WPA를 봐야해요. 몇달 전에 엠게에 관련 글을 살짝 적었던 적이 있는데, 

모든 안타가 다 같은 안타는 아니죠. 끝내기 안타가 더 승리에 결정적인 안타겠죠. 그런 실제 승리 기여도들을 모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실 겁니다. 

FIP의 경우 홈런을 제외한 안타의 효과를 무시하고 있어서, 얼마 전 류현진 경기 같은 경우 7회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지만 FIP에선 전혀 손실이 없습니다. (물론 삼진을 잡았으면 득이 되었겠고 완벽한 결과였겠지만)

실제로 경기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때의 볼배합, 포수와의 호흡, 그 날 맞은 적시타 또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전부 같은 구질을 비슷한 곳에 던지다가 생긴 것이라는 등 경기 내적인 것들을 지적합니다. 즉,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되기 위한 (또는 팀이 더 쉽게 이기기 위한) 승부처였고 류현진은 안타를 맞음으로 인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거죠. 이런 경우엔 그 안타가 WPA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WPA와 승수 사이엔 꽤나 큰 상관관계가 있어요.  타자가 잘해서 이기는 경기도 많지만 결국 투수가 이긴 경기 기록을 모아보면 굉장히 좋은 기록이 나옵니다. 

어떤 투수를 응원할 때 잘던지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면 찜찜하지만 

많은 점수를 줘도 승리투수가 되고 팀이 이기면 막판에 만세를 부르죠. 

이는 결국 야구 경기 역시 이기기위한 게임인거고 선발투수는 그 경기 승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 던진다. 이겼을 때 가장 좋다라는 건 투수의 본능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류현진 역시 신인시절하고 한화가 잘나가던 시절엔 무조건 승! 을 최고로 꼽았습니다. 팀이 약해져가던 순간에도, 완급을 익히게 된게 자기가 더 오래던지면 팀이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죠. 결국 방어율에선 손해를 보게 됩니다만 당시 류현진의 변화들은 어떻게 하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까라는 화두에 대한 해답제시과정입니다.

지금도 류현진이 언론이나 팬들의 반응을 살펴보지만 당시에도 그랬거든요. 류현진이 당시엔 방어율이 별로라고 저평가 받던 시기였어요. 

게다가 한화가 점점 더 약해지면서 그냥 오래 버틴다고 이기는 상황은 점점 사라지고 말았고,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아야만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결정적으로 광저우 대표팀에서 추신수를 만나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나니 단순 팀의 승리보단 퍼포먼스가 중요해진 순간이 온거죠. 그래서 2010년부터는 올해 목표에서 승수보다 방어율 2점대를 더 먼저 말하게 됩니다. 

이렇게 류현진이 승수 대신 방어율을 낮추고 싶다고 말한 것에는 한화의 상황변화와 류현진 자신의 해외진출 목표가 연관된 거에요. 

또한 매경기 물어보게 되면 역시나 승이 최고죠. 점수를 적게 주더라도 지면 자기 탓을 하는데요. 이기면 좋아하구요. 

단순한 제 결론

: 야구는 이기기위한 종목. 아무리 잘해봐야 지면 루저. 좋은 방어율은 더 많이 이기기위한 노력으로 인해 만들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