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공포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데
여친님께서 꼭 보고 싶다고해서 애나벨을 보러갔습니다.

제가 서양 공포영화를 안좋아하는데 무섭기보다는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때문이네요.
평소에서 숨어있다 확 나타나는 장난같은거 매우 싫어하죠.

아니나 다를까... 영화 포스터에 '무서운 장면없이 무서운영화'라고 써있던데
무서운장면없이 안무섭습니다.
제가 보기엔 감독이 공포영화보다는 깜놀영화 만드는데 주력한듯...
애나벨이라는 소재가 엄청 무섭고 좋은 소재인데 전체적인 구성은 소잡는칼로 닭잡습니다.

저만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공포'라는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것에서 나오는 힘이 상당하다고 보는데
그 '공포'를 실체화하는 순간 공포는 사라지고 맙니다.

이 영화의 문제는 그 공포의 실체화를 너무도 엉성한 방법으로 진행해버렸고
그 장면을 보는순간 아... 제발 저게 진짜가 아니라 주인공의 환상이라면... 이라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 장면이 너무 짜증나서 이건 공포가 아니라 스릴러영화 아니야? 라는 의구심까지...
심지어는 주인공의 꿈 아니야? 라는 상상까지...

초반 공포분위기 조성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 뒤에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너무 엉성하고
결말에서 그 화룡점정이.... 아 진짜 욕하면서 나왔습니다.

깜놀하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귀막고 봤는데
무서운 영화를 만들고 싶은건지 깜짝 놀래키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건지 헷갈리는 영화였네요.
처음에는 무서워서 오오오 했다가 중반 이후로는 짜증만 났던 기억입니다.



다시는 서양 공포영화는 안보겠다는 다짐을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