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정도...

같은 반인 적은 없었으나..

해철이는 간혹 기타를 매고 학교를 다니던 모습이 기억나고..

현문이는 종종 메르세데스를 타고 등교를 하던 모습들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당시 나도 락음악에 심취해 있던 때라 기타를 메고 다니고 학교를 다니곤 했던 해철이의 모습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곤 했었죠. 주변에 락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몇 없던 때라 누가 락음악을 듣는다 혹은 좋아한다라고하면

자연히 서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시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고등학교 졸업후 볼수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대학가요제에 나오더니 대뜸 대상을 수상해버리더군요.

그런데 사실 제 귀에 해철이의 음악은 그냥 그랬습니다. 

레드제플린, 딥 퍼플, 아이언 메이든, 주다스 프리스트, 메탈리카, 슬레이어, 판테라, 툴,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 킹 크림슨와 더불어 이탈리안 아트락까지 당시 접할수있었던 모든 장르의 락음악에 

심취해 있던 때라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는 딱 대학가요제 수상곡 정도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는 느낌정도..

물론 한국같은 락음악의 불모지에서는 그것 만으로도 신선한 등장이었지만 당시에 제가 보기엔 세련된 음악이라기

보다는 뭔가 아마추어틱한 음악이었다게 저의 솔직한 소감이라 해야겠네요. 

그래서 무한궤도이후는 딱히 뮤지션으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가리라고 예상하진 않았습니다. 특히나 현문이는..

그런데 어찌어찌 해서 현문이는 빠지고 해철이는 잘 아시는 바처럼 계속 뮤지션으로서의 경력을 이어나가더군요. 

무한궤도는 해체되었지만 넥스트를 결성하면서 90년대까지는 다양한 스타일의 락음악을 들려줬죠. 

해철이의 음악을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음악적으로는 딱히 탁월하다고 할순 없지만

자기가 가진 역량 내에서 최대한 하고싶은 다양한 실험을 했던 흔치않은 뮤지션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도 서태지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유지해가면서 밴드음악을 오랬동안 하려고 했다는 점은

기나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던 뮤지션이라고 할만 하다고 봅니다. 

오늘 현문이가 해철이 빈소에 찾아와 오열했다고 하더군요. 본인도 집안문제 때문에 가뜩이나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텐데..

절친을 한명 보냈으니 얼마나 괴로웠을지. 

해철아 그동안 네가 있어서 떠올릴 수있었던 그 기억들도 이젠 다 아련한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렸구나..

네가 있어서 멀리서나마 즐거웠고 또 자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