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다니는 회사가 어수선 합니다. 기존 직원(보스 조카)이 내년 2월에 퇴사(창업)해서 이를 대비해
신입사원을  뽑고 기존 직원들 보직 이동시켰습니다. 물론 저도 해당된지라 3년간 창고지기(말로만
창고지기이고 이것저것 수발 드는 보직)에서 고객지원(이라 말하고 총알받이)으로 옮겼죠.

인원과 매출이 작은 회사라 보직이동이라고 하기엔 우습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미팅 시간마다 압박이 들어옵니다. 신입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느니, 관리를
잘해야되느니 마느니하면서 신입들에게는 업무 성과에 따라 몇개월 이내 해고한다는 으름장을 보스께서
하셨습니다.

이제 갓 들어온 신입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도 아니한 채 압박을 가하고 이 분야 기술과
제품에 대해 잘 모르는 여직원들에게 신입사원을 교육하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정상적인 회사가 맞나?
동네 구멍가게도 이러진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참..

그래도 매출이 몇십억에 이 업을 10여년 가까이 한 회사인데 말이죠. 이렇다할 업무 매뉴얼이나 그동안 축적한
기술자료도 전무한 상태인데 앞으로 일어날 일 때문에 더 경악했습죠.

신뢰할 만한 정보통에 따르면 저보다 먼저 입사한 회사 동료를 내년에 해고하고(물론 반대로 제가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남은 기존 직원 1명이 4~5명쯤 되는 신입을 관리하고 업무를 보게한다고 합니다.
이게 말인지 소인지..

오늘 글 내용에 나오는 직원과 저녘을 먹으면서 은연중에 경고 메세지를 보냈지만 먹혀 들지도 않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저야 해고 통보가 날라오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결혼까지 계획한 이 직원을
보면 마음도 좀 그렇고.. 뭘 하든 먹고 살 친구긴 하지만 말이죠.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서, 사람이 유일한 자산인 회사가 사람이 소중한 것을 모르니, 그런 사장과 회사를
못 알아본 제가 참 한심스럽기도 하네요.

아무리 보스한테 신뢰를 받을지라도 내가 느끼는 이 분함은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내년 2월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제가 예상했던 일이 일어나면 세상 무서운 것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 줄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