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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주변에서 주워들을 말로, 혹은 구사회주의국가가 망했으니 필요없는것 아니냐는 식으로, 혹은 레드컴플렉스 등등으로 마르크스을 무슨 "죽은 개"취급하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마르크스가 누구입니까? 요즘 소위말하는 사회과학이라는 분야를 오늘날의 과학 혹은 학문으로 있을수있게 만든 장본인이죠. 특히 경제학에서의 마르크스의 성취는 마르크스이전의 정치경제학(마샬이전에는 경제학economics는 없었고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ics만 있었죠. 오늘날의 주류경제학은 경제학에서 사회적, 정치적, 제도적 요소를 제거하고 계량적으로 수치화가능한 요소만 보려고한 결과입니다)이 단지 자본주의 경제의 피상적 외면만을 분석했다면 <자본das Kapital>이 나온 이후로 그 경제의 근본동학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 것이죠. <자본>이 있음으로 해서 자본주의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공황의 구조적 원인 그리고 구조화되는 불평등의 원인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거죠. 

물론 오늘날의 주류경제학이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류경제학의 시계열분석을 통한 데이터는 경제현상을 예측하는데 어느정도 유효하다고 볼수있죠. 특히 케인즈 이후의 거시경제학은 자본주의경제채제 내에서 가능한 재정정책의 유효성 을 보여줌으로써 자유방임으로 인한 공황과 불평등의 폐단을 어느정도 조절가능하게 되었죠. 대공황이후 발생한 체제전복의 위기를 극복시켜준것이죠. 그러나 사실 케인즈의 재정정책의 발상이었던 유효수요이론은 마르크스의 <자본>이 없었다면 나올수 없는 가설입니다. 마르크스가 자본이 가진 근본적인 무정부성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통제해야만 한다는 케인즈식의 경제학도 나올수 없었다고 봐야죠.  케인즈의 경제학의 저변엔 당시 영국의 사민주의 정당인 노동당의 모태였던 페이비언주의자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 스스로도 페이비언협회의 회원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페이비언 사회주의자들이 바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기반으로 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런 역사적 사상적 이론적 배경을 이해하게 되면 마르크스를 3대경제학자로(물론 3대 주류경제학자는 아닙니다 ㅎ) 놓는데 전혀 무리가 없죠. 아니 오히려 그중에서도 마르크를 원탑에 올려놓아도 전혀 이상할게 없죠. 물론 마르크스의 경제학에도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노동가치론에 입각한 잉여가치학설은 오늘날처럼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자본주의를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가치의 생산이라는 것이 노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보게되면 많은 무리가 오게 되는게 오늘날의 경제현상인지라. 다만 그렇다고해서 노동가치설 전체가 폐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의 동학이 가진 축적의 무정부적 본성 그리고 그에 따른 노동의 착취라는 이 근본전제는 자본주의체제자체가 존재하는한 흔들릴수 없는 전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