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차장님의 굵고 짧은 어장관리 멘트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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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네 저도 잘 지냅니다...
이 아줌마는 벌써 애가 초딩인데..
근데 이뻐요...ㄷㄷㄷㄷ
서로 아주 친한건 아닌데 업무상 큰 부담 없는 대화 할 일이 종종 있고.
아줌마가 붙임성도 좋고 해서 대화는 스스럼 없이 합니다.
저도 유부예요.
그날은 아줌마가 오전에 회사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으로 가던데..
급하게 물어볼 게 있어서 휴대폰에다 전화를 했죠...
다행히 병원에서 기다리는 중이더라구요.
아줌마 : 뭐야. 나 병원 가는거 알았으면서. 기다렸다가 들어오면 말하지.
무슨 일이야?
저 : 에이. 보고 싶어서 전화 했죠.
아줌마 : 그래? 올래?
저 :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어볼거만 간단하게 물어보고 전화는 끊었는데.
이 아줌마의 "올래?"라는 말이 며칠 째 계속 머릿 속을 뱅글뱅글 도네요..
아니 무슨 청춘남녀 썸타는 것도 아니고 오긴 뭘 오나요.
한 며칠 출퇴근 길에 가만히 생각 해 봤거든요?
이 아줌마가 지금보다 더 훨 예뻤을 젊은시절에는
남자들이 나름 용기를 낸 "보고 싶다"라는 말을 적잖이 들었었겠죠?
이 "올래?"라는 대답은,
자의든 타의든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초고도의 어장스킬을 바탕으로 튀어나온 조건반사적인 멘트 같아요.
"보고 싶다"라는 말에 "올래" 라고 대답한다는건.
본인의 호감을 간접적으로 표현 하면서도.
"에이 뭐야" 와는 다르게 남자의 '보고 싶음'이 허황 되지 않았음을 선포하여 정당성을 부여시켜주고.
"그럼 여기로 와" 와는 다르게 남자에게 형식적인 주도권과 선택권을 부여하여 자존심을 세워주고.
"나도 보고 싶어" 와는 다르게 본인의 적극성은 또 살짝 접어서 언제든 도망 갈 수 있게끔 해 주는.
그야말로 십수년 전 물고기 1호~8호에게 가장 많이 썼던 멘트였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렇슴다.
만약에 저 아줌마를 지금이 아닌 10여년 전에,
회사가 아닌 딴데서 만났었더라믄 저도 물고기9호가 되었을거 같아요.
그리고 그 찌질했던 저를 구제해 주신 즈희 각시가 늠늠 고마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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