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와 녹턴사이....

4년전 요맘때쯤 술을 끊었죠.

표면적인 이유야 "술을 먹으니 끊은 담배생각이 너무 난다" 였지만

사실 술을 끊은 제일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알콜 중독이라는 자각이었습니다.

술끊고 첫 일년은 참 힘들었죠.

주변에 사람들이 다 떠나는것이 제일 큰 변화였습니다.

그래도 살게 되더군요.

술끊고 1년뒤 디지털 피아노를 한대 샀습니다.

바이엘 체르니 하농 다 건너뛰고 엘리제를 위하여 부터 시작을 했지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키타를 꽤나 잘(?) 친다는 소릴 들었었는데

어느순간 손에서 놔버린 키타는 이미 다시 연주하기엔 너무 멀리 떨어져버린 악기가 돼버렸습니다.

다행히 고딩때 밴드부에서 클라리넷을 불면서 그럭저럭 악보도 볼줄 알고 악보의 어느위치는 피아노 어느건반이고 

하는 정도는 알았기에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았죠.

그래도 피아노, 참 어렵습니다.

분명히 내 손구락인데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음은 청춘인데 손구락은 굳을대로 굳어서 참 열불이 나지요.

그렇게 피아노를 두들긴지 3년가량이네요.

그 사이에 쇼팽의 녹턴은 스물 한곡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세상에는 그만큼이나 아름다운 곡들이 한참 더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피아노가 절대 쉬운 악기가 아니란 사실도 알았지요.

뭐 급할거 있겠습니까.

얼마전 녹턴 1번을 녹음해들어보았습니다.

솔찍히 듣기 끔찍했지요.

오늘은 한발 더 나아가서 동영상으로 녹화를 해보았습니다.

참 부드럽고 아름답다고 하는 곡이....

연주하는 손구락이 나무토막처럼 뻣뻣하네요.

답은 뻔합니다.

자꾸 쳐보면 되겠지요.

그 날이 오려나 모르겠지만요.

 ------ 술 끊은 가을 어느날을 기념하며..... 녹턴 1번 https://www.youtube.com/watch?v=DvCZvWBNQgc&feature=youtu.be